리바이어던이 현의 몸 속으로 들어간 지 수 분이 지났다. 하지만 리바이어던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는 애시로서도 알 턱이 없고,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리바이어던이 튀어나왔다. "휴우...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 일단 이대로 안정을 취하게 해 줘, 그러면 괜찮아질거야. 부모님이 다친 게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달래주는 데 좀 걸렸어. " "그런거였구나... 수고했어, 리바이어던. " "응, 난 이만. 다음에 또 불러줘. " 리바이어던이 거울 속으로 들어가고, 애시는 현을 돌보기로 했다. 그리고 미기야는 다시 병원 안으로 들어가 재석에게 갔다. "형사님, 아까 그 분은 왜...... " "사망했습니다... 응급실로..
「당신은 합격입니다. 그 동안 정체를 숨기면서 여러 사람들을 시험했지만, 당신같은 사람은 보지 못 했습니다. 정말 대단하군요. 」 "여, 나 왔다. ...응? 뭐야, 이 여우는? " "누구세요? " 명계에 갔던 파이로가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그녀가 본 것은, 그새 늘어난 식객...들 중에서도 키츠네였다. "어, 파이로 씨! " "여, 현. 얘 누구냐? " "아하, 이 분은 괴이사냥꾼인 키츠네 씨예요. 키츠네 씨, 예전에 말씀드렸던 파이로 씨예요. " "아... 이 분이구나. " "그런데 파이로 씨, 명계에서 볼일 보신다던 건 다 끝나신거예요? " "응. 서류 처리 다 끝내고, 새 몸도 받아왔지. 가윗날 숨기는 부적도 머리끈으로 바꿔갖고 왔어. 미기야 있냐? " "아, 네..
「죄는 덮을 수 없어. 덮으려고 더 큰 죄를 짓게 되면... 더더욱 큰 죄를 저지를거고. 그렇게 하다 결국, 굴레에 빠져버리면 인간이 아니게 되버리는거란다. 」 -뚜르르르르르르 사무실의 전화기가 울리고 있었다. "오너, 전화요. " "응, 알았어. " 미기야가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괴담수사대입니다. " '안녕하세요, 라플라스입니다. ' "!!" '오늘도 의뢰가 있어서 말이죠. 최근 D동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해 아시죠? ' D동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모를 리가 없었다. 사건 현장을 뒤져 범인은 찾아냈지만, 문제는 범인이라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즉 범인이 현장에 있었다는 것은 증명할 수 있었지만, 범인이 피해자를 죽였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었다. 뉴스에 보도된 지 며칠이 지..
「생명이 중요한지, 인기가 중요한지... 너희들은 잊어버린 걸까? 아니면... 망각한 척 하는 건가? 어쩌면, 기준을 바꾸어버리고 너희들이 올바르다 생각하는 건 아니지? 」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B동 T 사거리에서 의문의 변사체가 발견됐습니다. 피해자는...... "또 그 뉴스냐... " 요즘 며칠 째, 똑같은 장소에서 하루, 이틀 간격으로 변사체가 발견되고 있다는 뉴스가 들려오고 있다. 사인은 불명. 신원 역시 알 수 없도록 짓이겨져 있었지만 시체가 발견된 위치와 주변에 떨어진 전화기로 보건대, 휴대폰을 보느라 미처 차를 피하지 못해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런데도 남 일이라는 듯,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고 있었다. 그리고 의문의 사체가 계속해서 벌견되고 ..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그 곳을 벗어나서 보면 알아. 만들어진 것은 어떤 것일까? 」 사토나카 가에서 막 쉬고 있는 미기야에게 전화가 왔다. 발신인은 명계로 내려갔다던 파이로였다. "여보세요. 어, 파이로 씨. 무슨 일이예요? " -내가 뭐 일 터져야 전화하냐. 심심해서 전화했다. "명계에서도 심심할 일이 있어요? " -지루해 죽겠다. 도대체가 죽은 존재들은 여러가지로 땅 위에 올라가 있으면 귀찮단 말이야... "그런데 명계에는 왜 가신거예요? " -시체가 타 버렸으니 그거 관련 서류 처리를 해야 하거든. 안 그러면 길 잃은 망령 취급 받아서 밖으로 못 나가. "아, 그렇군요. " -...우왁? 이건 또 뭐야! 전화 통화를 하던 파이로가 무언가에 놀랐는지 전화기를 떨어트렸다. "뭐, 뭐예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어. 천벌이란 건 동화나 민담에서처럼 하늘에서 번개가 치는 게 아냐. 천천히, 하지만 인과에 맞춰 돌아오는 게 천벌이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잊고 있다 보면, 천벌이 내려질거야. 그때쯤 후회해도 늦었을걸? 」 "미기야 씨 덕분에 일본도 와 보네요.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는데! " "후훗, 여기는 꽤 재밌어보이는 곳이구나. 여기가 일본이라는 곳이니? " "네. 지금 다 온 것 같아요. " "그나저나 의뢰인은 어디에 게시죠? " "이 근처라고 했는데... " 며칠 전, 미기야에게 한 통의 메일이 왔다. 자신을 사토나카 유카리(里中由香里)라고 소개한 사람은, 사라진 사람을 찾고 있다며 도움을 청해왔다. 실종된 사람은 자신의 친오빠인 사토나카 유메지(里中夢路)라고 ..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도 있지? 그런데 왜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고 사람을 다치게 하는거지? 역시 인간들은... 알다가도 모르겠는걸. 」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A동 2층 빌라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사상자는 다행히도 없었지만 집은...... "또 화재네. " "요즘들어 왜 이렇게 불이 많이 나지? 여름이라고 방심하는건가... " "여름...? 계절이 화재랑 무슨 상관이야? " "보통, 여름은 습하고 비가 자주 와요. 반대로 겨울은 건조해서 여름해 비해 불이 많이 나고, 여름은 겨울과 반대로 불이 덜 나는거죠. " "그런가... " 며칠째 같은 소식이었다. 방화범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수사했지만 결국 범인은 못 잡았다고 했다. 그 외에는 이렇다 할 것도 없다. 그냥, 여느..
「인간들은 참 재미있어.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구하지. 갈구하는 것을 얻고 나면, 또 다른 것을 갈구해. 그래서, 나는 인간들이 참 좋단 말이야... 그렇기때문에, 우리 '괴이'들이 생겨나는거잖아. 어떻게 보면, 창조주니까. 」 "헉, 헉... 저, 저 좀 살려주세요! " 아침부터 웬 여자가, 괴담수사대의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 "무슨 일인데 아침부터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거냐, 인간? " 여자는 키츠네의 말은 아랑곳 않고, 주변을 둘러보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급히 뛰어온 모양인지, 그녀의 얼굴이 빨개진 것은 물론 신발이 없고 맨발인 상태였다. "뭐가 어떻게 된 일인데 신발도 버리고 급하게 뛰어왔어? " "하아, 하아... 살았다...... " "저 왔...... 응..
「보통 괴이는, 소문을 타고 움직이는 법이지만... 이번 녀석은 달라... 」 "휴우... 여기로군. 겨우 도착했네- " 보통의 인간과는 확실히 다르다. 일단 인간은 노란색 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눈이야 백 번 양보해서 렌즈를 낀 것이라 치더라도, 은빛의 귀와 꼬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가 바로 괴이사냥꾼이라고 불리우는, 은여우 키츠네였다. "이번 괴이는 어떤 녀석일 지 궁금한걸... " 어제까지만 해도 지내왔던 시골과는 확실히 다른 공기였다. 높이 솟은 건물 하며, 거리를 다니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자동차들. 거기다가 시골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도 많이 보였다. "그나저나 괴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 키츠네는 무작정 발길을 돌렸다. 어느 곳으로 가야 괴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