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다시는 이 업계에 발도 못 들이게 해 주세요. ”
시간도 널럴하니 아침에 바로 가겠다면서 일찍부터 고키부리 사무실을 찾은 의뢰인은 직장 동기를 처리해줬으면 한다면서, 그 동기때문에 최근에 퇴사했다고 했다. 퇴사하게 된 이유는 직장 내 괴롭힘이었고, 괴롭힘의 이유는 단지 의뢰인이 일도 더 잘 하고, 자기가 짝사랑하는 동기와 친하게 지낸다는 이유때문이었다. 짝사랑하는 동기가 의뢰인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둘이 친하게 하하호호 얘기를 주고받는 것 때문에.
“정말 그런 이유로 당신을 괴롭힌건가요? ”
“화장실에서 우연히 들었어요. 이건 제 뇌피셜이긴 한데, 저 말고도 그 동기랑 조금이라도 친하게 지내는 다른 여자 동기들도 어쩌면 괴롭힘의 피해자일 지 몰라요. ”
“그 동기분은 어떻게 괴롭히셨나요? ”
“업무 일부러 이상하게 가르쳐주고, 실수하면 꼽주고, 그 동기 앞에서 발 걸어서 넘어뜨리고… 그 동기가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그런건지, 그 동기 앞에서 망신을 주려고 했어요. ”
“음… 그럼 그 업계에 발도 못 들이게만 해 주시면 되는건가요? ”
“이왕 하는 거, 그 동기한테 시원하게 차이게도 만들어주세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지 혼자 김칫국 드링킹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자행하는거 진짜 꼴불견이니까… ”
동종업계에 발도 못 들이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동기한테 시원하게 차였으면 좋겠다는 말에 도희는 궁변호사 사무실 명함을 내밀면서 괴롭힘에 대한 증거가 있다면 상담해보라고 했다. 승률 100%를 자랑하는 궁변호사라면 증거가 확실하다는 전제하에 동기를 아예 영혼까지 탈탈 털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니까 말이다.
겸사겸사 내용증명도 회사에 보내게 되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라는 게 퍼질테니 사내에서도 다른 피해자는 없는지 조사함은 물론이고 징계까지도 가능한 사안이다. 거기다가 의뢰인의 말에 따르면 의뢰인이 다녔던 직장은 사내연애가 금지된 곳이라, 누군가를 좋아해서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했다고 하면 꽤 치명타가 될 게 뻔하니까.
“수빈씨, 이거 이렇게 하면 되죠? ”
“아, 네. 양식은 됐고, 여백만 4.5mm로 맞춰주세요. ”
“4.5mm요? 성미씨가 5mm라고 했는데…? ”
“회사에서 쓰는 모든 양식은 여백이 4.5mm예요. 아마 성미씨가 잘못 알고 계셨나봐요. ”
의뢰인의 전 직장에 잠입한 여울은 가해자가 좋아한다는 동기와 일부러 친해졌다. 하하호호 얘기를 나누는 여울을 볼때마다 가해자는 속에서 천불이 났지만, 시원시원한 외모에 업무도 완벽하고, 일부러 망신을 줄래도 망신 줄 여지조차 없는 여울을 보면서 속에서 천불만 날 뿐이었다. 그런 가해자를 관찰하면서도 여울은 수빈에 대한 소문을 모았고, 수빈이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까지 알아냈다.
“그 동기라는 사람은 눈이 엄청 높고, 여울이 언니나 의뢰인을 대할때도 사심 제로였다는거죠? ”
“응. 진짜 그냥 동기로써만 대한거래. 아이브의 안유진이 이상형이라고 하던데? ”
“안유진이면 진짜 눈 높은 거 맞네. 그 가해자는 떡 받을 여지도 없는데 김칫국 샷추가 한거야? ㅋㅋ ”
“그런 셈이지. 애초에 의뢰인이나 가해자한테 잘해줬던 것도 그냥 직장 동기라서였고… 더 얘기 나눠보니까, 사규때문이 아니더라도 사내연애는 안 했을 것 같은데? 헤어지고 나서 뒤에서 말 나오는 거 싫다고 했으니까. ”
“그 가해자라는 사람, 완전 헛짓거리 한 거네. ”
“뻘짓도 그런 뻘짓이 없지. 오히려 마이너스 아냐? ”
가해자가 마음에 두고 있었던 동기는 수빈으로, 사장님 아들이라는 소문도 있을 정도로 부티나게 생긴 훈남이었다. 키도 크고 시원시원한 외모를 가진 수빈은 얼굴값이라도 하는건지 눈이 대단히 높았고, 어차피 회사에서 사내연애도 금지였기 때문에 가해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여자 사원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개중에는 이상형이 아이브의 안유진이라는 얘기를 듣고 아무리 생각해도 안유진과 자기는 동치가 될 수 없다면서 옛저녁에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그럼 지금까지 그것때문에 그랬던거야? 세상에… ”
“최근에 그만 둔 주영씨도 일부러 넘어뜨리고 그랬다며. 그럼 그것도 수빈씨랑 친하게 지내는 것 때문이었어? 수빈씨가 주영씨한테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레짐작으로 그랬다는거잖아. ”
“어제 혜원씨 실수한걸로 뭐라고 한 것도…? ”
“아니… 다른 여자들 다 쳐내면 수빈씨가 자기한테 올 줄 알았나? 이상형이 아이브의 안유진인 사람한테 성미씨가 성에 차겠어? 거기다가 자기랑 하하호호한다는 이유로 다른 여자 사원들을 괴롭히는 사람을 누가 좋아한대? ”
“수빈씨가 이 사실 들으면 바로 차버리겠는데요? ”
여울은 수빈의 이상형에 대해 슬쩍 떠보는 한편, 직장 내에 가해자가 수빈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소문을 냈다. 아무리 회사에서 사내연애를 금지한다고 한들, 사람의 마음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성미가 수빈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을때는 다들 하나같이 ‘수빈씨 정도면 안 좋아할 여자가 없지’라는 반응이었지만, 그것때문에 의뢰인을 괴롭힌 것 아니냐면서 성미가 했던 짓들을 다 얘기하자 그래서 괴롭힌거냐는 얘기는 물론 의뢰인 외에 다른 피해자가 있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괴롭힘 대상자들은 하나같이 수빈과 하하호호 웃으면서 얘기를 나눴던 사람들이었다.
물론 이 소문은 수빈의 귀에도 들어갔다. 수빈은 사규와는 별개로 헤어졌을 때 후폭풍때문에 사내연애를 싫어하는 주의였어서 아마 성미가 고백했어도 받아주지 않았을거고, 그것과 별개로 성미가 자신의 앞에서 다른 여사원들을 꼽주거나 괴롭히는 걸 봐왔었다. 안유진을 닮은 얼굴에 마음씨까지 착한 여자가 이상형인 수빈에게 있어서, 자기랑 하하호호 얘기를 나눈다는 이유로 다른 여사원들을 괴롭히는 성미는 그냥 직장동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니, 수빈의 성격상 성미는 오히려 직장동료라 그나마 얘기라도 나누는 사이에 가까웠다.
“수빈씨는 어떤 여자 좋아해요…? ”
“네? ”
“저 어때요? 요리도 잘 하고, 얼굴이라면 몰라도 몸매는 안유진에 지지 않는데… ㅎㅎ ”
“…… ”
‘무슨 자신감으로 안유진에 빗대는거야, 저 사람? ’
회식 자리에서, 성미는 술에 취한 척 수빈에게 다가갔다. 술에 취한 척 기대거나, 은근슬쩍 몸을 만지거나, 술에 취해서 그런지 열이 오른다면서 블라우스 단추를 풀거나 했지만 수빈은 그런 성미를 보고 정색하면서 하지 말라고 할 뿐이었다. 수빈의 성격을 알고 있었던 몇몇은 성미를 말렸고, 성미가 취한 척 하는걸 아는 몇몇 역시 성미에게 역효과 난다면서 그만 하라고 했지만 성미는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수빈을 꼬시기 위해 취한 척 꼬리를 쳤다.
“성미씨, 아까부터 제가 그만 하라고 말했잖아요. ”
“아니, 나는 왜 안되는데? 다른 사람들하고는 다 하하호호 웃고 떠들고 얘기하면서 왜 나는 안되는건데요? 내가 그렇게 못생겼어요? 수빈씨 얼굴 가리는 사람이야? ”
“저는 성미씨를 비롯해 여기 있는 다른 분들한테도 연애감정 없으니까 그만 하세요. 애초에 성미씨가 저한테 잘 보이겠다고 무리수 두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고, 저랑 웃고 떠든다는 이유로 다른 사원들 괴롭히는 것도 별로였습니다. ”
“…… ”
술에 취한 척 연기하면서 수빈에게 들이댔던 성미는 그 자리에서 차였다. 몇몇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고, 평소에도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던 성미를 고깝게 보던 사원들은 보기좋게 차인 성미를 보면서 속으로 고소해하고 있었다. 그러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왜 혼자 김칫국 샷추가를 해서, 쯧쯧. 보기좋게 차여버린 성미를 본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안성미씨, 잠깐 인사팀으로 오세요. ”
“네. ”
‘왜 부르는거지? ’
“안성미씨,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소당했던데요? 여기 내용증명이랑 증거까지 다 있습니다. ”
“……! ”
불행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수빈에게 보기좋게 차인 성미에게 남은 것은 동종업계에 발도 못 들이게 될 운명이었고, 그 운명을 위해 궁변호사는 의뢰인에게서 받은 증거들을 토대로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내용증명을 받은 회사는 성미와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사원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했고, 의뢰인 외에도 추가로 피해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부서원들의 증언으로 인해 의뢰인이 퇴사한 이유가 성미의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는 것과 부서장이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인사팀에서 부른다는 말에 승진이라도 하는건가 싶어서 갔던 성미 입장에서는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었다.
회사측에서는 모든 직원들은 물론 의뢰인에게도 전화해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점을 사과했고, 바로 징계위원회를 소집했다. 적어도 합의했다고 하면 처벌수위가 좀 약해지겠지 싶어서 나 좀 살려달라, 회사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제발 합의 좀 해 달라고 연락했던 성미에게 의뢰인은 피해자는 네가 아니라 나라면서 내가 왜 합의를 해줘야 하느냐고 물었고, 합의를 거절함과 동시에 한번만 더 연락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는 내용증명을 받고나면 합의해달라고 연락이 오겠지만, 절대 진심으로 사과하는 게 아니니까 받아주지 말라는 궁변호사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묵인했던 부서장은 징계해고가 결정됐고, 성미 역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해고가 결정됐다. 징계해고 처분이 결정된 시점은 성미가 회사에 다닌지 딱 1년이 되기 한달 전이라 퇴직금도 나오지 않았고, 퇴직 사유가 징계해고였기 때문에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었던 성미에게 남은 선택지는 재취업뿐이었다. 하다못해 분할납부라도 하게 해 달라고 빌었지만 궁변호사는 의뢰인이 일시불로 낼 것을 요구했다면서 거절했다.
‘하, 씨… 하필이면 걔가 다니는 회사야…? ’
성미는 재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냈고, 면접 제의를 받고 회사에 왔다가 이직한 의뢰인과 마주쳤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건 이걸 두고 하는 말인가? 성미가 넣은 회사 중에서 유일하게 면접을 볼 수 있었던 회사가 하필이면 의뢰인이 이직한 회사였고, 성미가 면접을 보러 왔다는 걸 알게 된 의뢰인이 인사담당자에게 성미가 어떤 사람인지 다 말해버렸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채용할 사람은 없었기에, 결국 성미는 그 회사에 입사하지 못했다.
그 뒤로도 동종업계에 몇 번이고 서류를 냈지만, 성미에게는 단 한 통의 전화도 오지 않았다. 혹시 인사담당자인가 해서 받았던 전화는 십중팔구 스팸이거나 보이스피싱이었고, 그게 아니더라도 면접과는 상관 없는 전화였다. 어쩌다가 면접을 보러 가게 된 회사에는 고키부리 사무실에서 넣은 익명의 투서탓에 그녀가 직장 내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퍼져서, 그녀는 면접관으로부터 항상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질문을 들어야 했다. 사실상 뽑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까운 질문들이었다.
집에서는 내용증명이 날아온 날 위자료는 알아서 내라면서 성미를 작은 고시원으로 내쫓았고, 징계해고 된 부서장이자 성미의 삼촌이었던 친척은 회사에서 나가게 된 날 ‘너때문에 나까지 옷 벗었다’면서 성미와 연락을 끊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삼촌 역시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가 친척이라는 이유로 묵인한 것 때문에 숙모에게 엄청나게 혼났다고 들었다.
막대한 위자료를 물기 위해 진 빚때문에라도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었던 성미는 동종업계 취업은 포기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 이곳저곳 닌자가 표창 날리듯 이력서를 넣은 그녀는 작은 회사에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로 취업했지만, 그 곳에도 고키부리 사무실에서 넣은 익명의 투서 탓에 성미가 했던 짓이 다 퍼져있었다.
“얘는 이런것도 하나 못 하면서 월급 받아갈 생각을 하네? 되게 뻔뻔하다. ”
“너 전직장에는 직장 내 괴롭힘 전형 이런 걸로 입사했니? ”
“와… 진짜 사장님은 어떻게 이런 걸 뽑을 생각을 하셨지? 이런거 뽑을 정도로 돈이 남아돌면 그냥 월급을 올려주지… ”
성미는 입사 첫날부터 사람들의 눈총을 감당해야 했고, 다른 알바들의 텃세와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다. 성미는 의뢰인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자행했던 괴롭힘 그 이상으로 되돌려받고 있었고, 그 와중에도 저런건 왜 뽑았냐, 직장 내 괴롭힘 전형으로 입사했냐는 비아냥을 들어가면서 빚을 갚느라 꾸역꾸역 일을 해야 했다. 성미가 괴롭혔던 의뢰인은 회사를 그만두고 고키부리 사무실을 찾아갈 수 있었지만, 성미는 빚때문에 그럴수도 없었다. 여기를 그만두면 당장 생계도 문제였지만, 대출 이자가 늘어날 게 뻔했으니까.
“쓸데없는 년, 잘 나갔다. ”
“내 말이. 진짜 일하는 꼬라지만 보면 직장 내 괴롭힘 전형으로 뽑은 것 같다니까? ”
빚을 다 갚은 성미가 회사를 그만두는 날도, 아무도 그녀를 잡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누군가 잡지 않아줘서 다행이었다고 해야 할까. 붙잡았다면 한번쯤은 사직서를 내는 걸 재고했을지도 모르니까. 그 와중에도 성미를 괴롭히던 사람들은 잘 나갔다면서 비아냥거렸고, 성미는 퇴사하자마자 그 사람들을 고소해서 위자료를 챙겼다. 그 사람들도 이전에 성미가 의뢰인에게 그랬던것처럼, 내용증명이 날아오니까 그제서야 연락해서는 ‘다 성미씨 잘되라고 그런거지, 내가 설마 성미씨가 미워서 그랬겠어?’라고 하면서 합의를 요구했지만, 성미는 내가 그랬듯이 당신들도 이제 X되보라면서 단칼에 합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 지 고민하던 성미는 또 다시 아르바이트를 찾기 위해 이력서를 넣었고, 웨딩 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여기서도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건 아닐까 했지만 다행히도 모르는 눈치였고, 웨딩홀 사람들은 하나하나 친절하게 업무에 대해 알려줬다. 텃세도 없었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없었다.
‘어? ’
그러던 어느 날, 식장을 꾸미던 성미는 두 눈을 의심했다. 신랑 정수빈, 신부 안주영. 신랑은 그녀가 짝사랑했던 사람이고, 신부는 그녀가 신랑과 하하호호 했다는 이유로 괴롭혔던 사람이었다.
의뢰인은 이직해서 일하다가 거래처 사람으로 수빈과 재회했고, 재회한 뒤로 업무 건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만나게 됐다. 수빈은 자기때문에 주영이 회사를 그만뒀다는 걸 알았을때도 내심 미안해했고, 수빈을 통해 성미가 징계해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주영은 속 시원해했다. 같은 회사에 다닐때는 성미의 방해도 있었고, 사규때문에 관계에 진전이 없었지만 서로 거래처 사람이 되면서부터 두 사람의 관계에 진전이 생겼고, 두 사람은 백년가약을 맺게 된 것이다.
‘이건 말도 안 돼… 수빈씨가… 수빈씨가… ’
그 날만큼은 일을 빠지고 싶었지만, 연차도 다 써버린 그녀는 결국 결혼식 당일에도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수빈과 주영의 행복한 뒷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다른 여자들을 괴롭혀가면서까지 차지하려고 했던 남자가, 자기를 차버린 남자가 자기가 괴롭혔던 여자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서로를 마주보고, 사랑의 키스를 하는 모습을 성미는 그저 허탈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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