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가 하루아침에 사라졌어요. ”
“친구가요? ”
이번에 괴담수사대를 찾은 의뢰인은 20대 후반의 여성으로, 그녀는 하루아침에 사라진 친구를 찾고자 괴담수사대를 찾아왔다. 여기는 사람을 찾아주는 곳이 아니니 고키부리 사무실로 가보라고 해봤지만, 그녀는 이미 고키부리 사무실을 들렀다가 금방 찾을 수는 없다는 말을 듣고 괴담수사대로 온 것이었다.
“친구분이 사라지기 전에 전조증상이 있었나요? ”
“뭔가 좀 이상했어요. 회사도 갑자기 그만뒀고, 은행 계좌도 전부 해지하고… 갖고 있던 물건들도 다 누군가한테 나눠주고 사라졌어요. ”
“갖고 있는 물건을 다요? ”
“네. 옷이나 지갑, 신발같은것도 다요. 주변 사람들이 안 받는 건 당근에 내놓는다고도 했어요. ”
“친구분은 언제쯤 사라졌나요? ”
“2주쯤 됐어요. 연락도 안 되고 갑자기 어디로 가 버린건지… 이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돼요. ”
2주쯤 전, 의뢰인의 친구는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사라지기 전에 모든 것을 내려놓기라도 한 건지 자기가 갖고 있던 모든 물건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줬고, 나눠줄 사람이 없는 물건은 당근에 내놓기까지 했다. 거기다가 회사도 하루아침에 갑자기 그만뒀고, 갖고 있던 은행 계좌도 전부 해지했다. 마치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로 작정한것처럼 가지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은 친구는 온다간다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평소에 그 친구분에게서 뭔가 이상한 징후같은 걸 느낀 적은 없었나요? 아니면 좀 이상하다 싶은 점이라도 좋습니다. ”
“음… 아, 일요일에는 거의 하루종일 연락이 안 됐어요. ”
“일요일에요? 뭘 하길래 하루종일 연락이 안 되는건가요? ”
“그걸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해주더라고요. 가끔은 어딘가 다친건지 몸에 상처같은 것도 있었는데, 어쩌다가 다쳤는지 물어봐도 그냥 넘어졌다고만 했어요. 근데 사람이 넘어진다고 해도 목덜미쪽에 상처가 잘 나진 않잖아요? 그리고 넘어져서 생긴 상처라기엔 상처가 좀 크기도 했고… ”
“흠… 그죠, 뒤로 넘어진다면 보통은 머리가 다치니까요. ”
일요일에는 연락이 안 되고, 뭘 하는지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한다. 거기다가 가끔은 목덜미쪽에 상처가 보였고, 어쩌다 다친건지 물어봐도 넘어져서 그렇게 됐다고 둘러댔다. 상처의 생김새를 놓고 봐도, 상처가 생긴 위치를 놓고 봐도 그럴 리가 없었는데, 뭔가 이상했지만 그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친구분을 찾게 되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
“부탁드려요. ”
의뢰인이 돌아간 후, 미기야가 한숨 돌리려던 찰나에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아보니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고, 목소리의 주인은 자신을 금 형사의 후배라고 하면서 통성명을 했다.
“여기 K시에 있는 산인데, 절벽쪽에서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
“시신이요? ”
“네. 단순 실족사라고 보기엔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동석 선배한테 물어봤더니, 동석 선배가 괴담수사대 번호를 알려주셨어요. 위치 알려주면 최대한 빨리 와 주실 수 있나요? ”
“위치 알려주시면 직원이랑 같이 가겠습니다. ”
금 형사의 소개로 전화했다는 형사는, K시 근처의 어느 산에서 시신이 발견됐는데 와줄 수 있겠냐고 했다. 절벽에서 떨어졌다면 보통은 실족사였겠지만, 시체 주변에 유서도 뭣도 없는데다가 등산을 올 만한 복장도 아니었고, 시신이 떨어진 자리 근처의 절벽 위에서 락스가 든 약병이 발견되었다. 어쩌면 사라진 친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기야는 라우드와 함께 K시로 갔고, 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나자 현장 근처에 있는 경찰들이 보였다.
“괴담수사대입니다. ”
“금방 오셨네요. 여기가 시신이 발견된 곳이고, 저 위쪽 절벽이 시신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절벽입니다. ”
“저 위에서 고인이 신던 신발이랑 락스가 담긴 병이 발견된거죠? ”
“네. 고인의 사인도 실족사가 아니라 락스가 원인이었습니다. ”
“흠… 라우드씨, 절벽으로 올라가서 한 번, 여기서 한 번 현장을 확인해주세요. ”
“네. ”
라우드가 절벽으로 올라가서 영상을 확인해보니, 한 여자가 절벽 위에 신발을 벗어둔 다음 병에 든 락스를 마시고 괴로워하면서 뛰어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영상을 확인했을 떄는 이미 죽은 모양인지 축 늘어진 여자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락스를 먹고 뛰어내렸어요. 뛰어내리면서 죽은 모양이고… ”
“흠… 어? 여기 지갑이 놓여있네요. ”
시신이 떨어질 때 바지 주머니에서 튕겨나간 모양인지, 부서진 핸드폰과 지갑이 보였다. 미기야가 다가가자 부서진 핸드폰 액정이 들어오면서 의뢰인이 보냈던 문자가 보였다. 아마도 이 사람이 의뢰인이 찾고 있다는 사라진 친구인 듯 했다. 혹시나 해서 나중에 미기야가 의뢰인이 찾는 친구가 맞는지 인적사항을 대조해봤더니 사라진 친구가 맞았다.
“흠… 여러가지로 석연찮네요. 죽음도 그렇고, 이상한 것도… ”
“뭔데? ”
“전 형사님의 연락을 받고 간 현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던 사람이, 의뢰인이 찾고 있는 사라진 친구예요. ”
“그 사라진지 2주인가 됐다는? ”
“네. 현장에서도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어서 저희를 불렀고, 그것 말고도 뭔가 이상한 게 많아서요. 현장에 유서도 없었고, 락스까지 작정하고 마시고 뛰어내린데다가 평소에는 일요일에 연락도 안 되고, 가끔 목덜미쪽에 상처도 보이고… ”
의뢰인이 말했던 것들 외에, 현장에서 봤던 것들 중에서도 석연찮은 점들이 꽤 있었다. 보통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은 유서같은 걸 남겨놓고 가기 마련인데, 사망한 사람은 현장에도 그렇고 SNS나 블로그에도 유서같은 것은 일절 남겨두지 않았다. 실족사였다면 뛰어내리기 전에 락스를 마시기까지 하지도 않았을거고, 가족이 병에 담아둔 걸 잘못 가져왔다고 하더라도 냄새때문에 금방 알아봤을 것이다. 거기다가 평소에도 일요일에는 뭘 하는건지 연락도 안 되고, 몸에 가끔 상처가 보였고, 죽기 전에 모든 것을 내려놓기라도 한 건지 직장도, 물건도, 계좌까지 전부 없앴다.
“일단 의뢰인 통해서 탐문수사를 해 봐야겠군. ”
파이로는 의뢰인에게 연락해 혹시 알고 지내는 친구들 중에 사라진 친구랑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고, 의뢰인에게서 연락처를 받았다. 다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자 경계했지만, 친구가 K시 근처의 산에서 사망했다는 얘기와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다는 걸 듣고 파이로와 약속을 잡기로 했다.
“고인이랑은 무슨 사이야? ”
“영혜랑은 고등학교 동창이었어요. ”
“그 친구한테서 뭔가 이상한 점 없었어? 일요일에 연락이 안 된다던가. ”
“고딩때는 안 그랬는데, 대학 들어가고 나서 이상하게 일요일에는 연락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는 뭐 토익이라도 준비하나 했죠. ”
“일요일에 연락이 안 됐고… 최근에 그 친구한테 말 못할 고민같은 건 없었지? ”
“딱히 그런 건 없어보였어요. 걔는 선생님한테 혼난 일도 10분 지나면 까먹는 애라… ”
고등학교 동창은 친구가 죽었다는 말에 선생님한테 혼나도 10분이면 까먹고 다시 헤실헤실 웃을 정도라면서, 자살일 리는 없을거라고 했다. 그 외에 얻을만한 정보라곤, 고등학생때는 일요일에도 연락이 잘 됐다는거였다. 동창은 일요일에 연락이 안 되길래 토익이라도 준비하는건가 싶었다고 했다.
“영혜랑은 어렸을적부터 친구였고, 고등학교때 갈라졌다가 대학에서 다시 만났어요. ”
“다시 만났을 때 그 친구한테서 뭔가 이상한 점은 없었어? 뭔가 어릴적이랑 달라졌다던가. ”
“음… 아, 그러고보니 목덜미쪽에 상처를 달고 있을 때가 있었어요. 뭔가 채찍같은 걸로 맞은 듯한 상처였는데, 어쩌다 다친건지 물어보면 항상 어디 부딪혀서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아니면 넘어져서 그랬다거나… 그리고 일요일에 연락이 안 됐어요. ”
“공통적으로 일요일에 연락이 안 됐다고 하는구만… 어릴때는 잘 됐고? ”
“네. 일요일에 연락 안 되는것도 대학 가고 나서 그랬던거라 그냥 자격증 공부 하나 했죠. ”
두 번째로 만난 지인은 어릴적에 친구였다가 고등학생때 헤어지고, 다시 대학에 와서 만난 친구였다. 그 친구 역시 일요일에 연락이 안 되는 것과 목덜미에 채찍으로 맞은 것 같은 상처가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고, 연락이 언제부터 안 됐는지 묻자 대학교 2학년 혹은 3학년 무렵부터였다고 했다. 죽은 친구에게 고민거리가 있었는지 물었을때는 회사도 나름 좋은 직장이었고, 집안에 우환도 없어서 고민거리랄 게 없을거라고 했다.
“고인이랑은 어떤 관계야? ”
“대학 친구기도 하고, 직장 입사 동기기도 해요. ”
“그 친구, 일요일마다 연락 안 되지 않았어? ”
“맞아요, 일요일에는 거의 하루종일 연락이 안됐어요. 다른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까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는 연락이 안됐다고 하더라고요. 약속 잡을때도 일요일은 안된다고 했고… 교회도 안 다니는데 그러는게 좀 이상했죠. ”
“그리고? ”
“회사를 그만둘때도 뭔가 이상했어요. 걔가 일을 못한다거나, 일이 적성에 안 맞다거나 한 것도 아닌데 진짜 뜬금없이 그만두겠다고 사직서를 내서 주변에서 왜 그러냐고 몇 번이나 물어보고, 말리기도 해봤는데 그냥 그만둬야만 한다고 했거든요. 보통은 대우나 업무에 불만이 있어서 나가거나 더 좋은데로 가려고 할텐데, 걔는 그런것도 없이 그냥 그만둬야만 한다고 했어요. ”
“회사에서 알게 모르게 괴롭힘당하고 그런 거 아니지? ”
“회사 분위기상 그럴 일도 없고, 직장 내 괴롭힘때문에 한번 데인 후로는 진짜 엄격하게 다뤄서 그런 일 걸리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모가지일걸요? ”
마지막으로 만났던 친구는 대학 동창이자 직장 동기였고, 일요일에 연락이 안 되는 것과 도망치듯 회사를 그만 둔 게 이상하다고 했다. 처우에 불만이 있는것도 아니고,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도 아니고, 그냥 갑자기 그만둬야 한다면서 사표를 내고 나가버린 것도 이상했지만 그 집안에서 교회를 다니는것도 아닌데 일요일에 연락이 안 되는것도 뭔가 이상했다. 목덜미쪽에 상처가 있었는지 묻자 가끔 있었다고 했죠, 언제부터 보였는지 묻자 대학교 3학년 무렵이라고 했다.
“나 왔다. 뭐 연락 온 건 없어? ”
“전 형사님 연락이 왔었는데, 고인이 계좌를 해지하면서 인출했던 돈이 전부 참회교로 흘러들어갔대요. ”
“참회교? ”
“네. 그 돈이 그 뒤로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참회교랑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있어보여요. ”
“흠… ”
“야나기씨가 신도들을 수소문중이긴 한데, 인터뷰가 쉽지 않은 모양이더라고요. 익명으로 인터뷰 하겠다니까 겨우 한 명이 응했다나… 내일 인터뷰하기로 했대요. ”
야나기가 만나기로 한 참회교 신도는 갓 대학을 졸업한 남자였고, 그는 처음에 인터뷰를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야나기가 의뢰를 하다가 우연히 참회교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하면서 어디 보도할 생각은 없고, 인터뷰도 익명으로 할거라고 하자 수락했다.
“참회교는 뭐 하는 종교야? ”
“잘못한 것에 대해 벌을 받으면서 죄책감을 덜어내는 종교예요. 미안헤 죽겠는 일을 고행을 통해 죄를 씻어내면서 미안한 일로 만드는… ”
“그렇군… 너도 참회교에서 뭔가를 참회하고 있어? ”
“최근에 친구랑 말다툼했던 일을 참회하고 있어요. 그 친구랑도 화해했고… 그래서 얼마전에 탈퇴했습니다. ”
“보통 그런 종교들은 한 번 가입하면 탈퇴가 안 되지 않아? ”
“보통은 그런데, 찹회교는 좀 특이하다고 해야 하나… 죄를 다 씻었다고 생각하는 신도들은 그만 와도 된다고 해요. 헌금도 안 받고, 그렇다고 돈을 뜯어가는 것도 아니고… 여러가지로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어요. ”
신도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회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이비 종교와는 뭔가 다른 부분이 있었다.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교주가 종교를 탈퇴시키고, 교리상 금지되는 것이 술과 담배인데다가 교리상 권장하는 것도 운동이었다. 거기다가 헌금도 일절 안 받고,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전도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교주 본인은 전도로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짓도 지양하는 편이었다.
“혹시 참회교에서 활동하는 시간대가 일요일이야? ”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요. 고행하면서 죄를 씻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핸드폰은 어디다가 모아둬요. ”
“그럼 연락이 아예 안되겠네? ”
“그렇죠. 몰래 핸드폰 하다가 걸리면 교주님께 혼나요. ”
“흠… 혹시 요번에 사망한 사람이 도망치듯 회사를 그만둔 것도 참회교랑 관련 있어? 지인한테 듣기로는 회사를 그만둘때도 도망치듯 그만두는 것 같았다고 했는데… ”
“그 분, 혹시 언제쯤 죽었나요? ”
“저번주 일요일에 K시 근처 산에서 발견됐어. ”
“역시… ”
신도는 죽은 친구가 언제 죽었는지를 듣자마자 뭔가 짚이는 게 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분은 모종의 잘못으로 사람을 죽였기때문에 자기 목숨으로 죄를 갚은거예요. ”
“자기 목숨으로…? ”
“네. 참회교에서는 자신의 죄로 말미암아 사람이 죽었을 때 죽음으로 죄를 갚게 해요. ”
“그럼 몸에 있는 상처 자국은? ”
“아마 맞아서 생긴걸거예요. 참회교는 죄질에 따라 고행하는 방식이 다른데, 죄질이 좀 세면 맞기도 하거든요. ”
“그렇군… 혹시 죽기 전에 회사도 그만두고, 물건도 처분해야 한다… 그것도 교리야? ”
“네. 죽기 전에 회사는 그만둬야 하고, 갖고 있는 물건 중 비싼 물건은 중고로 팔거나 양도해야 하고, 계좌도 전부 해지해야 해요. 그 돈이 참회교로 넘어갔다면, 아마 조만간 피해자측에 위자료로 전달될거예요. ”
실종된 친구가 모종의 잘못을 했고, 참회교에서 속죄의 의식을 하다가 날을 받아서 죽었다. 그리고 친구가 갖고 있던 돈은 전부 참회교에게 흘러갔고, 그 돈은 머지않아 피해자 측에 위자료로 전달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됐던 이유는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고행중이었기 때문이다. 야나기는 지금까지 석연찮은 것들에 대한 답을 얻었다.
신도를 통해 교당 위치를 전해들은 파이로는 평일에는 좀 한가할까 싶어서 교주를 만나러 찾아갔지만, 교당은 굳게 잠겨있었다.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교당은 일요일에만 여니까 교주에게 볼일이 있는 사람은 일요일에 오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 주 일요일, 파이로가 라우드와 함께 교당을 찾았을 때 굳게 닫혔던 교당 문은 열려있었고, 몇 명의 사람들이 줄지어서 고행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어떻게 하면 교주를 만날까 하다가, 교주에게 고해성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선 행렬에 참가했다.
“이 분들을 별당으로 안내해주세요. 따뜻한 차 세 잔도 부탁드립니다. ”
교주는 그런 두 사람의 속내를 알아채고 곁을 지키는 사람에게 두 사람을 별당으로 안내하게 했다. 규모가 꽤 넓었던 본당과 달리, 뒷문을 통해 들어간 별당은 사람 하나 지낼 만큼 작은 공간이었지만 꽤 고풍스럽게 꾸며져있었다.
“두 분은 괴담수사대에서 오셨죠? ”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
“인간이 아니니까요. 두 분께서는 요전에 죽은 사람과 관련해서 물어볼 게 있어서 여기까지 오신 듯 하군요. ”
“그렇습니다. ”
“오면서도 보셨겠지만, 참회교에서는 자신이 지은 죄의 무게만큼 고행을 하거나, 맞기도 하고, 기합을 받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이들은 자신이 지은 죄의 죄책감을 덜어내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행위가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 행위를 통해서 죄책감을 덜어내고, 다시 일상을 영위하게 해 줄 뿐이지요. ”
“혹시… 죽은 사람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건가요? 참회교의 의식으로도 죄책감을 덜어내지 못한걸까요? ”
라우드의 질문에 교주가 고개를 가로젓자, 머리에 쓰고 있던 흰 베일이 같이 움직였다.
“그 분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은, 그 분이 타인의 미래를 뺏었기 때문입니다. ”
“타인의… 미래를 뺏어요? ”
“그 분은 한낱 질투때문에 친구를 모함하고, 결국 자살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지 자기가 짝사랑하는 선생님이 그 친구를 더 예뻐하는 것 같다는 이유였죠. 저도 그 분이 왜 저희를 찾아왔는지까지는 묻지 않았지만, 뒤늦게 죄책감이 들었거나, 아니면 죽은 친구의 원혼이 붙어서 괴롭혔거나… 모종의 이유로 죄책감을 덜기 위해 참회교를 찾았을겁니다. ”
“…… ”
“이 곳에서 교인들이 받는 벌은 자신이 지은 죄와 등가교환을 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꿈과 앞날을 앗아간 자는 자신의 꿈과 앞날을 내어줘야 하는게 이 곳의 교리지요. ”
“그럼 죽은 사람이 입금한 돈은 어떻게 됐나요? ”
“10원 한 장 빠짐없이 전부 유족에게 드렸습니다. 저희가 돈을 드린다고 해서 죽은 사람이 살아서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자식들을 가슴에 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
교주와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은 별당 뒷문을 통해 괴담수사대로 돌아갔고, 미기야에게 교주와 나눴던 이야기들을 전했다. 그리고 미기야는 의뢰인에게 연락해 친구가 죽었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친구분의 죽음과 얽힌 이야기가 있는데, 들으실건가요? ”
“네. ”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듣겠다고 한 의뢰인에게 미기야는 참회교에 관한 얘기와 사인에 대해 얘기했다. 그러자 의뢰인은 참회교에 대해서는 들어봤다면서, 죽은 친구가 전도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참회교의 교리에는 ‘타인의 꿈과 미래를 앗아간 자, 자신의 꿈과 미래를 내어주어라’라는 말이 있다더군요. ”
“……! ”
의뢰인은 잠시 후, 친구가 죽게 된 이유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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