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던 그녀는 어딘가로 걸어가고 있는 여자를 발견했다. 그냥 퇴근하는 사람인가 했지만, 그녀의 뒤에 누군가 따라붙은 것을 본 그녀는 물티슈로 대충 손을 닦은 다음 그 물티슈를 쓰레기봉투에 대충 쑤셔넣고, 여자에게 다가가 아는 체를 했다.
“어머, 여기서 다 만나네~ 진짜 오랜만이다, 야. ”
“아, 네? ”
“쉿- 누군가 따라붙었어. 일단 아는 언니인 척 해. ”
“……! ”
여자에게 아는 체를 하면서 바짝 붙은 그녀는 여자에게만 들릴법한 소리로 누군가 따라붙고 있으니 지인인 척 하라면서, 여자를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 했다. 누군가 따라붙었다는 말에 또야, 라는 듯 한숨을 쉰 여자는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뒤에서 쳇, 하고 누군가 뛰어가는듯한 발소리가 들리자 여자는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고 발소리의 주인을 확인했다.
“또 저 사람이네… ”
“또? 저 사람, 한두번 따라붙은 게 아닌가봐? ”
“네. 지금처럼 저 혼자 퇴근하는 날은 이런 식으로 따라오곤 해요. ”
“언제부터 그랬어? ”
“회사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을때부터요. ”
여자의 뒤를 쫓고 있는 스토커는 다른 부서 사람이었고, 두 사람은 회사 내 동아리 활동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 만났을때도 여자에게 좀 과도하게 관심을 보이는 것 같던 스토커는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날부터 계속 퇴근하는 그녀의 뒤를 따라붙었다.
“인사팀에 얘기는 해봤어? ”
“후… 얘기하는 게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 스토커가 사장님 딸인데… ”
그 스토커가 사장의 딸이라, 말했다간 불이익이 돌아올 지 몰라 여자는 참을 뿐이었다. 그녀가 스토커가 혹시 그쪽인거냐고 물었을 때 여자는 거기까진 모른다고 했지만, 그녀는 여자를 따라붙는 사람이 여성일때부터 어느정도는 감을 잡은 듯 했다. 그런 문제는 타인에게 털어놓기도 애매하니, 분명 본인의 성 정체성은 본인만이 알겠지.
“스토커가 어떤 식으로 괴롭히는거야? ”
“아까처럼 자취방 알아내려고 따라붙기도 하고, 사내 메신저를 통해서 야한 메시지같은 거 보내고… 제 남자친구한테 연락해서 제가 바람피는것처럼 거짓말하기도 했어요. 사내 연락망에서 제 번호 빼내서 연락한 적도 있고… 그것때문에 회사 관두고 본가로 가야 하나 고민이예요. ”
“본가가 멀어? ”
“부산이예요. ”
“그럼 통근은 힘들지… 야한 말은 구체적으로 어떤거 보내는거야? ”
“어… 이런거요… ”
스토커가 여자에게 보내는 음담패설의 내용은 19금도 아니고 거의 29금 수준이었다. 요즘 야한 소설도 많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걸 썼다간 잘릴 각오는 해야 할 정도였다. 스토커는 여자에게 각종 성인용품은 물론 그렇고 그런 도구들 사진을 보내면서 어떻게 조교할지, 어떻게 만질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음란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대부분이 육체관계에 대한 얘기였던 걸 보면, 자취방 주소를 알아내서 할 짓도 뻔했다.
“코스모씨, 혹시 판데모니움 로열에 참가하는데도 조건 있어요? ”
“조건이요? ”
“성격이나 뭐 그런거요. ”
“딱히 그런 조건은 없어요. 대신에 뭔가 간절한 소원이 있으면 좋죠. 그 소원이 아주 간절하고, 그걸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강할수록 판데모니움 로열의 적격자가 될테니까요. ”
“그렇다면 딱 적격인 사람이 하나 있는데~ ”
그녀는 코스모에게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만난 여자와 그녀의 스토커에 대해 얘기했고, 그녀의 얘기를 들은 스토커는 최상의 적격자라면서 할 수만 있다면 VVVIP 참가자로 모셔가야 할 정도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토커는 여자와의 육체관계를 열망하고 있었고, 그걸 위해서 여자에게 각종 음담패설을 보내는 건 물론 자취방까지 알아내려고 따라붙고 있었으니까.
며칠 후, 그녀는 여자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사장 딸이 있는 부서에 입사했다. 자폭 스위치를 누른 다음 판데모니움 로열에 참가하게끔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에 대해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사장 딸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면서도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사장 딸에 대한 평판을 주워들었다.
“사장님 따님이라 부족함 없이 자라서 그런지, 사회성이 좀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어요. ”
“예정씨요? 온실속의 화초같다고 해야 하나… 한번도 온실 밖으로 나가본 적 없는 화초요. ”
“사회성이 부족한 것만 빼면 다 좋은데, 가끔 이상하게 특정 사람에게 집착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줄 때가 있어요. ”
주변 사람들에게서 사장 딸에 대해 여러가지로 주워들은 결과, 사장 딸이 금수저라 그런가 귀하게 자라서 사회성이 좀 부족한 것 같다, 특정 사람에게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누군가는 그 과도한 관심이 익명게시판에서도 꽤 회자되고 있다면서, 사장 딸만 아니었어도 직장 내 성희롱으로 찔렀을거라고 했다. 지나가다 몇 번, 사장 딸이 다른 사원의 엉덩이나 가슴을 만지고 과도한 스킨십을 하는 걸 봤다는 사람도 꽤 있었으니 말이다. 사장님은 딸이 아무리 선자리를 주선해줘도 다 마다한다면서, 언제쯤 결혼해서 손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한숨을 푹, 쉬었다.
그녀는 사장 딸에 대해 조사하면서도 여자와 같이 출퇴근했다. 사장 딸이 여자의 뒤를 밟지 못 하게 하려던 것도 있었고, 사장 딸의 질투심을 유발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질투심 유발 목적이 효과가 있었던 모양인지 사장 딸은 공연히 그녀만 보면 툴툴대고, 둘이 무슨 사이인지 묻기도 했다. 그녀가 그냥 아는 언니라고 했을때도 진짜로 아는 언니인지 연거푸 확인하고, 그냥 가는 길이 같아서 같이 가는거라고 했을때도 그게 진짜냐고 연거푸 확인했다.
“야, 니가 뭔데 걔랑 친해? 너 뭐 돼? ”
부서 회식 자리에서 술에 거하게 취해 주사를 부리던 사장 딸은 그녀에게 폭언을 날렸다. 니가 뭔데 걔랑 친하냐, 걔는 내 거고 나만 가질거다, 걔한테서 떨어져라, 그리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야한 말들까지 하나하나 읽은 그녀는 답장을 하는 대신 자폭 스위치를 알아서 제공해준 것에 감사하면서 조용히 메시지를 캡쳐했다.
“안녕하세요~ ”
“…… ”
“어… 다… 다들 분위기가 왜… 그래요…? ”
“예정씨… 예정씨가 사장님 따님이어도 이건 얘기하고 넘어가야겠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다 생각하고 들어요. ”
“네? ”
“예정씨는 절대 술 마시지 마… ”
술에 거하게 취했던 사장 딸은 그녀에게 술에 취해 폭언을 날린 것 뿐 아니라 여러가지로 사고를 쳤다. 머리숱이 없어서 빛나는 부장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짝! 소리가 나게 때려서 부장의 머리에 시뻘건 손자국이 남았고, 안그래도 머리숱이 없어지는 게 근심걱정인 부장에게 태양권 쏠 수 있냐, 햇빛이 반사되냐는 등의 질문을 했다. 술에 취해서 몸을 못 가눈 탓에 어어 하다가 반찬을 엎고 접시까지 깨트리는 통에, 계산을 하던 대리님이 식당 사장에게 사과를 하기도 했다.
“죄송합니다… ”
“…… ”
그녀가 사과하긴 했지만, 다들 그녀를 ‘사장 딸만 아니었어도…’라는 눈으로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안 했다. 그 뒤로도 쭉 냉랭했던 분위기는 여자와 같이 출근한 그녀가 ‘분위기가 왜 이래요? 어제 으쌰으쌰하고 오전부터 출근해서 그런가?’라고 농담조로 던지기 전까지 계속됐다.
“USB 있어요? ”
“있긴 있는데… ”
“그럼 자료 옮기게 잠깐만 빌려주세요. ”
“사규때문에 외부 USB는 사용 안 되는 거 아니었어요? ”
“그렇긴 하죠. 근데 저도 빨리 자료를 옮겨야 하고, 다른데서는 다 쓰고 있으니 방법이 없잖아요. 메일로 보낼 수도 없고… ”
“…… ”
“그리고 제가 사장 딸인데, 뭐 어떡할거예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썼다는데. 아니, 그게 싫으면 USB를 좀 넉넉하게 사던가. ”
내가 사장 딸인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인데 뭐 어쩔거야, 그럴거면 넉넉하게 구비했어야지. 그렇게 말하고 그녀에게서 USB를 빌려간 사장 딸은 자료를 옮기기 위해 컴퓨터에 USB를 꽂았다. 사장 딸이 컴퓨터에 있는 자료를 전송할 동안, USB에 심어져 있던 바이러스도 사장 딸의 컴퓨터에 자리를 잡고 컴퓨터에 있는 모든 파일들을 그녀의 PC로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PC로 넘어온 증거 중에는 여자에게 보냈던 각종 성인용품들 사진, 그리고 여자와 사장 딸이 등장하는 야설, 메신저로 여자에게 보냈던 각종 음담패설 외에도 풀었다간 사규 위반으로 징계위원회가 열릴 소지가 있는 것들도 꽤 있었다.
“이거 뭐야, 내 컴퓨터 왜 이래? ”
“뭐야, 이거? ”
“IT팀 불러올게요. ”
PC에서 증거를 싹 털어간 바이러스가 랜섬웨어인 척 하느라 일부 파일을 암호화했을 때, 스토커를 반긴 건 어제까지의 바탕화면이 아닌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Your system has been infected. Data transmission in progress.’라고 쓰인 화면이었다. 그녀가 IT팀으로 가고 잠시 후에 IT팀에서 온 대리는 사장 딸의 컴퓨터를 확인하고 망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랜섬웨어에 걸린 PC는 포맷만이 답이었고, 안그래도 업무 하느라 바쁜데 포맷 후 설치에 세팅까지 하는것도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대체 뭘 하다가 랜섬웨어에 걸린거예요? ”
“랜섬웨어요? 그 파일 암호화하는 그거요? ”
“네, 그거요.”
“며칠 전에 파일 옮긴다고 신입 USB를 잠깐 쓰긴 했는데, 그것때문인가…? ”
사장 딸은 이참에 여자 옆에서 친한 척 하고, 매일 집까지 같이 가는 게 눈엣가시였던 그녀를 보내버릴 요량으로 그녀에게 USB를 빌렸다가 이렇게 됐다고 말했고, IT팀에서는 그녀를 불러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IT팀에 불려간 그녀가 그 USB가 인쇄소에서 이력서를 출력하다가 그렇게 된 것 같다면서 직접 그것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래서 사규때문에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사장 딸이니까 괜찮을거라면서 빌려달라고 했다고 하자 IT팀 직원은 메신저 로그를 확인했다.
“허… 그 USB가 감염된 걸 몰랐어요? ”
“저도 오늘 안 거예요. 그 USB는 그 뒤로도 들고 다니기만 했지, 쓸 일이 없었어서… ”
“알겠습니다. ”
면담을 마친 그녀가 부서로 돌아왔을 때, 사장 딸 자리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 IT팀 대리를 통해 컴퓨터에 랜섬웨어가 걸렸고 포맷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부서장이 회사 NAS에 백업해둔 건 없는지 묻자, 사장 딸은 백업을 따로 안 해뒀다고 했다. 물론, 그것도 누군가는 귀에 딱지가 앉게 말했지만 그녀가 ‘알 게 뭐야’, ‘나중에 해’라고 무시했었다. 그나마 나머지는 다른 부서원들도 갖고 있는 자료가 있어서 복원을 했지만, 몇 개는 아예 날아가서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IT팀 대리가 컴퓨터를 포맷하고 세팅을 진행할 동안, 사장 딸은 손 놓고 멀뚱히 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다고 여자가 일하는 부서까지 찾아가자니 부서장이 옆에서 같이 지켜보고 있어서 그럴 수가 없었다. 사수는 사장 딸이 날려먹은 자료들을 찾을 수 있는지 다른 부서에 물어보고 있었고, 다른 부서원들은 ‘설마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게 날아간 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자기 업무를 하고 있었다.
회사 사장은 사리분별정도는 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자기 딸이 사규를 어긴 것 때문에 PC에 랜섬웨어가 걸린데다가 백업도 안 해놔서 자료가 유실됐다는 얘기를 듣고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그리고 그 때에 맞춰서 그녀는 사장 딸이 보낸 폭언과 여자에게서 받은 증거들을 익명으로 풀었다.
“아니, 그거 진짜였어? ”
“어쩐지 좀 쎼하다 했더니… 와… ”
“수위때문에 못 올리는것도 있다던데, 대체 뭘 어떻게 보낸거야? ”
“19금이라도 보낸 거 아냐? ”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증거들이 익명으로 사내 게시판에 올라오자, 회사가 술령였다. 몇몇 사람들이 좀 과한 거 아니냐고 의심했던 것들이 그녀가 올린 증거로 인해 사실상 기정사실화가 된 것은 물론이고, 몇 개는 수위때문에 차마 못 올린다고 한 말에 설마 야한 거라도 보낸 거 아니냐면서 수군거렸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게끔 편집하고, 최대한 그런 것만 추려서 올렸기 때문에 피해자가 여자 본인일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고, 여자도 그 피해자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소문이 회사 전체로 마른 들판에 불길 번지듯 퍼져나갔다.
안그래도 징계위원회때문에 정신없었던 사장 딸은 거기에 신경쓰지도 못 했지만, 사장은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글까지 캐치해서 징계위원회에서 함께 다뤘다. 그 덕에 사장 딸은 사규 위반도 모자라서 동성간 성추행까지 더해져서 회사에서 징계해고를 당하게 됐다. 내가 사장 딸인데 어쩔거냐면서 사규를 무시하고 대충대충 넘겼지만, 내가 사장 딸임에도 사장 앞에서는 어쩌지 못했다.
“어머나, 여기 꽤 곤란해보이는 사람이 있어요~ ”
“뭐, 뭐야, 누구세요? ”
회사는 물론이고 집에서 쫓겨난 사장 딸이 앞으로의 일을 걱정할 때, 누덕누덕 기운 날개가 달린 여자가 다가왔다. 공원 벤치에 하랄없이 앉아있는 그녀에게 ‘막막하죠?’라고 묻는 그녀는 코스모를 통해 사장 딸의 이야기를 전부 다 알고 있었고,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도 알고 있었다.
“오징어게임 알아요? 그거 비슷한 게 있는데, 참가하면 어떤 소원이든 딱 한가지 들어줘요. 그 소원이 아무리 말도 안 되는거여도요. ”
“어떤 소원이든 다요? ”
“그럼요. 게임에서 1등만 하면 그 사람을 영원히 당신 것으로 만들 수도 있죠. 남자친구따윈 잊고, 당신의 손길에 길들여져서 당신만을 원하게 만들 수도 있고요. ”
“……! ”
코스튬인지 뭔지 모를 날개를 단 여자를 경계하던 사장 딸은 ‘1등만 하면 그 사람이 당신만을 원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에 앞뒤 안 가리고 참가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여자를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판데모니움 로열에 참가해서 1등 자리를 거머쥐고, 나락의 성녀를 만나 소원을 빌 수 있는 영광을 얻었다.
“그대가 이번 게임의 승리자인가요? ”
“네. ”
“좋아요. 그대의 소원은 무엇이죠? ”
“그 사람이 영원히 저만 원하게 만들어주세요. ”
드라마에서나 보던 고해성사를 하듯, 그녀는 경건히 손을 모으고 나락의 성녀에게 소원에 대해 얘기했다. 그녀의 소원에 대해 들으면서도 불쾌한지 미간에 살짝 주름이 생긴 채로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던 나락의 성녀는, 그녀가 이야기를 마치자 입을 열었다.
“사람은 소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예요. 당신은 참가자로서는 적격이지만, 당신이 열망하는 것은 상당히 저급하네요. ”
“네? ”
“소원은 그게 전부인가요? ”
“자, 잠깐만요, 이건 이야기가 다르잖아요- 분명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는데…! ”
“이야기가 달랐던 게 아니고, 당신이 이해한 의미가 달랐던겁니다. 뭐, 그래도 당신이 가진 열망과 간절함을 높게 사서 특별히 그 소원은 이루어드리죠. ”
“네? 정말요? ”
나락의 성녀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코스모의 인도를 받아 갔던 그녀는 눈 앞의 존재를 직면하자마자 후회했다. 분명 눈 앞의 존재는 그녀가 원하던 여자의 얼굴을 하고, 그녀가 옷 아래로 상상만 했던 육감적인 몸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고, 직면하는것만으로도 뭔가가 빨려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기가 빠진다는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마치 성욕을 붙들고 있는 이성이라는 족쇄가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온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성녀님이 보낸다는 사람이 이쪽이야? 겉보기엔 안 그래보이는데… ”
“겉보기엔 그래보여도, 꽤 열망이 강한 인간입니다. 성녀님꼐서 참가자로써는 적격이지만 열망은 저급하다고 했어요. ”
“어머~ 그랬구나. 그럼 조금만 건드려도 타버리겠네~ ”
‘이상하다… 몸이 왜 이렇게 뜨겁지? ’
“그럼, 둘이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
코스모가 돌아간 후, 눈 앞의 존재는 그녀를 보면서 입맛을 다시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 둘밖에 없으니까 이제부터 천천히 즐겨보자~ 네가 원하는 건 실컷 하게 해 줄테니까 말이지… 네가 지쳐서 나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
'Other Episode > Episode. Unknow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0. PLAYER (0) | 2026.07.24 |
|---|---|
| 8. 불나방의 최후 (0) | 2025.07.01 |
| 7. 무자격자의 최후 (0) | 2025.06.26 |
| 6. 그 입 아래, 낭떠러지가 있었다 (0) | 2025.06.22 |
| 5. 친구...인가? (0) | 2025.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