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은 친구를 저주했습니까? ”
“네, 그렇습니다. ”
“왜 그런 행동을 하셨습니까? ”
“친구를 질투해서 그랬습니다. ”
명계 법정에 들어선 죄인의 오른팔에는 물집이 생겼다가 아문 흉터가 있었다. 이는 생전에 원인 모를 피부 질환때문에 한동안 고생한 흔적이었다. 그런 죄인이 명계 법정에서 첫 차례로 재판을 받게 된 건 그녀가 스틱스에 등재됐기 때문이었고, 그런 죄인에게 하데스가 친구를 저주한 이유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그녀가 친구를 저주한 까닭에 스틱스에 등재됐기 때문이었다.
“죄인은 왜 친구를 질투했습니까? ”
“짝사랑하는 선생님이 걔만 칭찬하고, 모든 관심을 걔만 가져가는 게 싫었습니다. ”
“…… ”
죄인은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친구를 처음 만났고, 그 친구와 함께 배드민턴부에 가입했다. 원래 생활체육을 좋아했던 친구와 달리 죄인은 짝사랑하는 체육 선생님이 그 부의 담당 선생님이라서 배드민턴부에 가입했던 것이었다.
“어머니는 배드민턴 국가대표셨는데, 저는 운동신경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걔는 평범한 부모님 밑에서도… 저보다 더 잘 했어요. 그게 싫어서… ”
“…… ”
죄인의 어머니는 배드민턴 국가대표였고, 집에 어머니가 받아온 각종 트로피와 금메달을 진열해두는 공간도 있었다. 하지만 죄인은 어머니의 운동신경을 물려받지 못 했는지, 운동을 그렇게 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선생님의 관심을 끌려고 어머니가 국가대표였다는 말을 한 게 역효과가 되어서 ‘실력이 천지차이다’, ‘어머님은 국가대표였다던데’라는 얘기를 안 좋은 의미로 들어야 했다. 그런 와중에도 뛰어난 배드민턴 실력으로 주목받는 친구가 미워서 그녀는 친구를 저주했다.
“죄인의 친구는 그 저주로 인해 사고로 오른팔을 절단했고, 더는 배드민턴을 못 하게 됐습니다. ”
“…… ”
“죄인, 원하는 바를 이루셨습니까? ”
“아뇨… ”
“그렇겠죠, 죄인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 선생님도 알게 되셨으니까요. ”
“아프로디테님의 말이 맞습니다. 죄인이 짝사랑하던 선생님도 죄인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게 되셨고, 그 일로 인해 죄인을 멀리하게 됐습니다. ”
그 선생님의 꿈에 빨간 뱀과 파란 뱀이 나와 죄인이 무슨 짓을 했는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말한 탓에 선생님 역시 죄인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게 됐다. 학생이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경우야 종종 있다지만, 짝사랑하는 선생님의 수업을 열심히 듣는다면 모를까 그것때문에 자기 친구를, 그것도 짝사랑하는 선생님의 주목을 받는다는 이유로 저주하기까지 하는 일은 없다. 체육 선생님은 뱀들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은 후 꽤 충격을 받았고, 죄인과 거리를 뒀다.
그 뒤로도 선생님은 계속해서 배드민턴부 활동을 담당하셨지만, 배드민턴부는 처음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학생들과 웃기도 하고 친근하게 굴기도 했던 선생님은 죄인이 자기 친구를 저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로는 학생들과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있었고, 앞으로도 죄인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부 홯동 첫 시간에는 항상 죄인의 이야기를 하면서 ‘배드민턴을 못 하더라도 너희들에게는 다른 잘 하는 게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죄인은 친구가 자살한 걸 알고 계셨습니까? ”
“저는… 사고로 오른팔을 절단했다는 얘기만 들었습니다. 자살했다는 얘기는 괴담수사대에 가기 전까지 몰랐어요. ”
“괴담수사대에 가기 전까지 몰랐다라… 그럼 죄인은 저주로 인한 부메랑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친구가 자살했다는 것도 모르셨겠군요. ”
“…… ”
명계에 왔을때부터 ‘스틱스에 등록된 죄인’이었던 그녀는, 하데스의 말에 어떤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죄인은 친구가 왜 자살했을 것 같습니까? ”
“사고로 팔을 잃고, 다시는 배드민턴을 못 하게 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뇨. 친구분은 그럼에도 의수를 착용하고 재활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분이 자살하신 건, 당신이 친구를 저주했다는 것과 그 이유를 알고 상심했기 때문이예요. ”
“…… ”
“죄인은 스틱스에 등록되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십니까? ”
“잘 모릅니다. ”
“스틱스는 자살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등록되는 명부입니다. 친구가 자살한 원인은 오른팔을 잃어서, 배드민턴을 못 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선생님의 관심을 끌고 싶은데 자신때문에 뜻대로 잘 안 되자 자신을 저주했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죽게 만든 원인은 바로 당신이 제공했습니다. 그것도 질투심때문에요. ”
“…… ”
친구를 죽게 만든 건 나다, 몇 번을 곱씹어도 변하지 않을 진실이었다.
“생전에 어떤 사람에게도 신뢰받지 못 하셨죠? ”
“네… 다들 저랑 미묘하게 거리를 뒀어요. ”
“당신이 그 뱀들에게 친구를 저주해달라고 소원을 빌었을 때, 그 뱀들은 당신에게서 신뢰를 가져갔습니다. 친구를 저주한 대가로, 당신이 미래에 만나게 될 사람들에게 당신이 무슨 짓을, 왜 했는지 말함으로써 당신의 신뢰를 깎아먹는 게 저주의 대가였죠. ”
“…… ”
‘이제 너는 어느 누구의 신뢰도 얻을 수 없을거다. 관짝에 들어갈때까지. ’
제우스의 말을 들은 죄인은 그제서야 괴담수사대에 갔을 때 쪽빛 한복을 입은 여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판결하겠습니다. 죄인은 자신의 죄를 씻을때까지 영원히 2등이 되는 형을 살게 될 것입니다. 죄인은 결코 1등이 될 수 없고, 늘 2등에서 머물러야만 합니다. ”
형벌을 받게 된 죄인은 어느 회사에 입사했다. 동기와 함께 입사하게 된 그녀는 처음으로 기획안 PT 발표를 맡게 됐고, 지금은 발표 5분 전이었다. 기획안 발표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긴장 그 자체였지만, 동기나 그녀가 이렇게까지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하필이면 발표를 듣는 청자 중에 깐깐하기로 유명하다는 오 상무가 있어서였다. 차장의 얘기에 따르면 ‘글자 자간이 1픽셀만 바뀌어도 알아보실 정도로 깐깐하신 분’, ‘회사 로고 색에서 rgb 1씩만 더해도 알아보신다’고 하실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그럼 기획안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
침착하게 기획안 발표를 시작한 죄인이 3페이지를 띄워놓고 한참 얘기하고 있을 때였다.
“잠깐. ”
“……? ”
“지금이 2026년인데 참고 자료는 2016년도 자료네? ”
“아, 그, 그게… ”
“그리고 자료의 출처로 블로그를 가져오면 어떡하나? 거기다가 이 자료들은 일부만 발췌해서 원래 의도했던 얘기와 다른 방향으로 왜곡됐네. ”
“…… ”
3페이지에서 생각지도 못 했던 오 상무의 지적이 들어오자, 죄인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애써 침착하게 대답했다. 자료가 오래된 이유는 최신 자료를 못 찾아서이고, 자료의 출처인 블로그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운영중인 블로그라서 공신력을 어느정도 갖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왜곡된 것은 본인의 실수가 맞고 다음부터는 조심하겠다고 하자 오 상무는 다음부터 조심하지, 라고 하고 ‘계속해’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는 이런 방법을… ”
“자네, 기획안 제대로 만든 거 맞아? ”
“네? ”
“앞에서 문제 제기했던 내용이랑 본론이랑 모순되잖나.”
“그리고 두 번째 항목에 있는 방법은 경쟁사에서 적용했다가 이미 실패한 방법인데, 자네는 기획안 준비한다고 조사할 때 사례 검색도 안 한건가? ”
“…… ”
“그리고 전체적으로 본론 내용을 보면, 이미 결론은 정해져있고 거기에 본론을 짜맞춘 것 같아. ”
간신히 서론을 넘기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PT를 몇 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또 오 상무의 지적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오 상무의 지적에 이어서 부장 역시 내용에 대해 지적하면서 그 건은 이미 경쟁사에서 시도했다가 실패한 전략인데, 사례 검색도 안 한거냐고 물었다.
“이 문제는 이런 방법으로 해결하면… ”
“그 문제는 현재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입니다. ”
“밑에 그 방법도 현실적으로는 좀 힘들지 않나 싶은데… ”
“저 방법은 리스크가 너무 커. ”
말 그대로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꼬치꼬치 지적하느라 시간은 제한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죄인이 발표를 마쳤을 때 오 상무는 ‘만들 때 상사들한테 조언도 구하고 그래.’라면서 넘어갔고, 부장과 차장은 ‘어휴…’라는 표정으로 죄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서로 동기가 발표할 차례가 되었고, 동기의 발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죄인이 발표할 때와는 영 딴판이었다.
“저거 이번 분기 안에 실행하자고. 리더는 지금 발표하고 있는 소연씨가 하고. ”
“제가요? ”
“지금 발표한 기획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자네밖에 없잖나, 그러니까 자네가 리더를 맡아야지. ”
“신입사원이 저렇게 번뜩이는 프로젝트를 기획할 줄은 몰랐습니다. 윤씨도 프로젝트 참여하면서 어떻게 하는건지 보고 배워. ”
동기는 프로젝트 리더로 발탁됐고, 그녀는 그런 동기의 밑에서 보조 역을 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갔다. 프로젝트 성과가 성공적이었던 덕에 동기는 조기 진급을 할 거라는 얘기가 나왔고, 죄인은 그런 동기와 같은 날 입사했는데 실력은 천지차이라면서 비교당하게 됐다.
“그럼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
다음 분기 기획안 발표 당일, 죄인이 PT를 화면에 띄우자 보고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굳었다. 이번에는 동기도 곧 진급이라 발표에서 빠지고, 오 상무도 외부 일정때문에 참여 못 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래도 전보다는 좀 널럴하겠네, 이번에는 심기일전해야지, 하면서 야근에 주말까지 몽창 쏟아부어가면서 준비했는데, 어째서지? 하면서 화면을 돌아봤던 죄인은 자기도 모르게 악,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템플릿에 지정된 글꼴이 따로 있었는데 죄인이 글꼴 저장을 깜빡했다. 그리고 그 글꼴이 회사 컴퓨터에는 없는 글꼴이라서 죄인의 PT 글꼴이 전부 굴림체로 나오고 있었고, 그것때문에 레이아웃도 박살나서 제목이건 본문이건 다 정해진 테두리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저건 돋보기 껴야 보이겠는데? ”
“뭐라고 쓴 건지 모르겠는데…? ”
“하얀것은 배경이요, 까만것은 글씨라…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저거 점 아니야 점? ”
레이아웃도 레이아웃이었지만, 최대한 짧게 하겠답시고 두세장 분량을 한 장으로 우겨넣는 바람에 글자가 12포인트까지 줄어있었다. 그래도 스크린에 띄워놓고 보는데 이 정도면 괜찮겠지, 생각했지만 막상 PT를 보니 멀리서 보면 글자가 보이는 게 아니라 흰 바탕에 점으로 보일 정도로 글자가 작았다. 그 와중에 정렬은 중구난방이라 어떤건 가운데정렬이고, 어떤건 왼쪽정렬이고, 또 어떤건 오른쪽정렬이었다.
“한 장에 너무 많이 넣은 것 같은데, 분량 억지로 안 줄여도 돼. 그리고 색이 너무 난잡하니까 색깔 좀 줄이고, 본문 글자 좀 키우고… 본론 강조 좀 하고. 뭐가 본론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
“저기… 부장님, 말씀중에 죄송한데… 저희 점심시간 지난 것 같은데요… ”
그 와중에 내용은 내용대로 꼬였지, 중간에 질문 들어오는거 다 받아줬지, 지적까지 들어오느라 발표 시간은 제한시간을 훨씬 넘겼고, 시계는 12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부장은 그런 죄인의 발표를 보면서 지적할 건 많지만 밥때라서 넘어간다는 눈으로 회의실을 나갔고, 대리는 ‘차라리 인공지능한테 맡기지…’라고 하면서 나갔다.
“이 프로젝트는 이런 문제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문제는… ”
“자료가 좀 빈약한 것 같은데, 저게 최선이었나요? 그리고 지금 2026년인데 제시하신 자료가 2018년도 자료예요. ”
“이 자료들은 업계 특성상 공개된 데이터가 얼마 없고, 그나마 가장 최근 데이터가 2018년도 자료였습니다. ”
“그쪽 업계야 워낙 철옹성이니까 어쩔 수 없지. 계속해. ”
동기의 기획안 발표일, 그녀는 오 상무도 있는 자리에서 작정하고 동기에게 딴죽을 걸기로 하고 첫 페이지에서부터 딴죽을 걸었지만 동기는 능수능란하게 넘겼다. 부장이나 오 상무도 ‘그쪽 업계가 원래 그러니 어쩔 수 없다’면서 넘어가는 걸 보면서, 그녀는 속으로 천불이 났다.
“그 방법은 리스크가 좀 크지 않을까요? ”
“리스크가 어쩔 수 없이 수반되는 방법이기때문에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이쪽을 보시면… ”
“리스크를 파악하고 거기에 따른 방안까지 마련하는 걸 보면, 확실히 준비된 인재구만. ”
다음으로 리스크에 대해 딴죽을 걸자, 동기는 리스크가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오 상무는 그런 동기를 보면서 ‘준비된 인재’라고 했고, 부장 역시 이 말에 동의했다.
“그 방법, 현업에서 가능한 방안인가요? ”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면 협업하게 될 부서 담당자를 통해 확인받은 건입니다. ”
“그것때문에 옆 부서에 매일같이 갔던거였어? ”
“입사했을때부터 그랬지만, 소연씨는 준비성이 대단하네요. ”
동기가 박수를 받을 동안, 죄인은 혼자서 꽁해있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그 동안 죽을 쑨게 너무 많았던 탓에 이번에는 프로젝트에서도 밀려난 죄인을 보면서 몇몇 사람들은 ‘자기 PT나 잘 하지 왜 쓸데없이 딴죽이냐’, ‘소연주임님 먼저 승진한게 배알 꼴려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비아냥거렸다.
“그 내용은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해 봐. ”
“네? ”
“그거 말이야. 지금 쓰고 있는 그거, 그 방향 말고 이 방향으로 써보라고. ”
“윤씨, 지금 남 훈수 둘 처지가 아닐텐데? ”
“…… ”
“소연주임, 안 바쁠 때 신입 기획안 좀 봐 줘. ”
“네. ”
죄인이 나름 후배의 기획안에 훈수를 두고 있을 때, 화장실에 갔다 오던 대리가 지금 남 훈수 둘 처지가 아니라면서 그녀를 지적했다. 뻘쭘해진 그녀를 뒤로 하고, 대리는 어느새 진급을 앞둔 동기에게 시간 될 때 후배 기획안 좀 봐 달라고 하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그녀 역시 뻘쭘해져서는 자리로 돌아가 기획안 작업을 마저 했다.
후배가 들어오면서 여러가지로 죄인의 입지는 가시방석이 되었다. 연차는 높아져 가지만 배울 것 없는 선배로 찍혀서 어쩌다가 조언이라도 해줄라치면 ‘니가 지금 그럴 처지냐?’, ‘본인 앞가림이나 잘 해’라는 핀잔이 돌아왔다. 후배들도 그녀보다는 그녀의 동기를 더 신뢰하고 있었다. 신입사원일때부터 기똥찬 프로젝트를 기획한데다가 성과도 좋았고, 그 덕에 같은 날 입사했음에도 죄인보다 빨리 승진했기 때문이었다. 몇몇 사람들은 매일같이 야근하는 죄인을 보면서 ‘야근이랑 성과랑 비례하는 게 아니구나’, ‘칼퇴 하는 사람들은 그럴 능력이 되니까 칼퇴하는거구나’라고 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벌을 받는 중이었던 그녀는 회사에 사직서를 내는 것 조차 허용되지 않아서 이 가시방석에서 오랜 시간을 버텨야 했다. 동기가 대리 진급한다는 얘기를 듣고도, 같은 날 입사했는데 왜 너는 이러냐는 질문을 받으면서도, 창사 이래 승진이 가장 늦는 사원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도 그녀는 꾸역꾸역 회사를 다녀야 했다.
“와, 진짜 PT를 이렇게 만들었다고요? ”
“이거 진짜예요? ”
죄인이 회사에 다니면서 내세운 실적이라면 스스로가 반면교사가 된 것이 고작이었다. 지금까지 기획안을 만들면서 지적받았던 사항들, 글꼴 저장을 깜빡하고 레이아웃 조절을 망해버린 사례들을 부서 차원에서 모아서 가이드로 내면서 죄인의 PT는 다른 후배들에게 반면교사가 되었다. 죄인이 만든 PT를 보면서 ‘진짜 이렇게 만들었다고?’라면서 물어보는 후배도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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