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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119. 바다

@myth_작가2026. 4. 22. 00:00

참말로, 지금 생각혀도 갸는 어째 그런 팔자를 타고 났는지 도통 모르겄네잉... 

어릴 적에 이 섬에 식구들하고 놀러 왔다가 배가 뒤집히는 사달이 났었제. 그 난리통에 에미가 고놈 살릴라고 구하고는 가부렀어. 거센 물살에 떠내려간 어매는 며칠 지나서야 시신으로 찾았고, 장례는 우째우째 잘 치렀구만... 그 뒤로도 갸 아부지만 가끔씩 섬에 들락날락했제. 생전에 지 마누라가 모란꽃을 그리 좋아했다 안 카나. 그래서 항상 한 손에는 모란 꽃다발을 이따만치 들고 왔어. 다른 손에는 그 아가 쓴 편지가 들려 있었는데, 어떨 때는 종이배로 접어오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유리병에 쏙 넣어가지고 바다에 띄워 보내기도 했지 뭐여.

안주가 싹 다 떨어져 부렀네... 아따, 마침 딱 오는구마잉. 어, 그래, 어디까지 얘기했드라? ...갸는 왜 안 왔냐고? 우리가 못 오게 막아부렀지. 우리 마을에는 부모가 물에 빠져 죽거나, 자식이 물에 빠져 죽거나 하면... 그 남은 사람들은 다시는 마을에 발을 들여선 안 된다는 법이 있어. 설령 마을에 온다 혀도, 물가에는 절대 얼씬도 못 하게 하는 거여. 안 그라믄 죽은 사람이 산 사람 홀려가꼬 같이 물귀신 맹키로 끌고 가뿌거든. 그래도 우짜겠노, 산 사람은 살아야 안 되겠나? 그래가꼬 갸는 직접 오들 못하고, 아부지 편에 편지만 보냈던 거여. 가끔 아부지한테 자기도 가고 싶다고 떼를 썼다드만, 아부지가 위험항께 어른 될 때까정은 편지만 쓰라고 했댜.

갸가 이 섬마을에 다시 기어들어온 게, 수능 다 치고 대학 가기 전이었을 거여. 이제 고3도 끝났겠다, 대학 간다고 인사도 할 겸 지 애비마냥 모란꽃 다발을 한 움큼 들고 찾아왔더라고. 그때사 우리도 머리 다 컸응게 별일 있겄냐 싶었는디... 시방도 생각만 허면 소름이 쫙 끼친다 안 허냐. 그때는 참말로 뭔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당께.

갸가 지 어매 죽은 자리에다가 모란꽃 다발을 갖다 놓더니만, 갑자기 바닷물로 막 걸어 들어가는 거 아니겄어? 그래서 내가 후다닥 달려가서 붙잡았지. 젊은 놈이 힘은 또 어찌나 장사인지, 아재들 몇 명이서 달라붙어가지고 겨우 물 밖으로 끌어올렸다니까. 갸는 어매가 부른다고, 물에 들어가야 된다고 자꾸 바다로 기어들어 갈라 카는데, 그 때 저 멀리서 시커먼 그림자 같은 게 일렁거리는 걸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지. 마을 청년 놈이 따귀를 한 대 팍 때리니까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뭔 일이냐고 묻는데, 이게 아무래도 죽은 어매한테 홀린 거 같아서 얼른 동네 무당집으로 데리고 갔지.

무당이 고놈 보자마자 너는 평생 여기 발도 들이지 말라 안 했나. 죽은 에미가 미련이 남아가꼬 물가에서 새끼를 기다리고 있다 안 카나. 한 번만 더 여기 오면 그 때는 죽는 줄 알라고 아주 못을 박아버렸다니까. 참말로, 그래 보면 미련이라는 게 무서운 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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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h_작가 :: 괴담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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