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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h_작가2025. 8. 10. 00:00

“제 밥줄을 끊어버린 사람에게 복수하고 싶습니다. ”

고키부리 사무실을 찾은 의뢰인은 30대 후반은 되어 보이는 남성으로, 그는 얼마 전까지 카레집을 운영하다가 최근에 폐업했다. 그리고 폐업을 하게 된 원인은 악의적인 리뷰였고, 그 리뷰를 올린 사람이 동네에서도 유명한 진상맘이었다. 

“아이 먹을 걸 조금만 달라길래, 어린이 세트도 있다고 안내를 드렸는데 어린이 세트는 필요 없으니까 아이 먹을 카레랑 밥 조금만 주면 안 되냐고 계속 요구를 했습니다. 저희 가게는 1인 1메뉴가 원칙이고 어린이 세트도 있는데 구태여 서비스를 줄 이유도 없어서 요청을 거절했죠. ”
“그랬더니 악의적으로 리뷰를 단 건가요? ”
“네. ”

진상맘은 아이 먹을 서비스를 안 줬다는 이유로 동네 맘카페에 남자의 카레집에 대해 악평을 썼다. ‘제가 아이가 먹을 거라고 얘기했는데도 사장님이 맵게 만들어서 아이가 카레를 먹고 매워서 울었어요.’라느니, ‘아이 먹을 거 조금만 줄 수 있냐는데도 안주셔서 결국 2인분 시켰다가 아이가 다 못 먹고 남겼어요.’라는 글을 본 그는 맘카페에 해명글과 진상맘이 했던 짓을 고스란히 올렸지만 어째서인지 글은 삭제됐고, 의뢰인이 하는 식당은 불친절한 집으로 소문나 결국 폐업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해놓고 요구를 들어주지도 않았다는 이유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떠벌린 진상맘에게 부아가 치밀었던 그는, 폐업하고 남은 돈을 딸딸 긁어와 고키부리 사무실에 의뢰비로 지불했다. 

“사장님, 그 진상맘이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는 다 가지고 계신거죠? ”
“그럼요. ”
“그러시면, 제가 유능한 변호사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변호사 통해서 한번 고소 해 보세요. 사장님 사정 말씀하시면 흔쾌히 도와드릴겁니다. ”

도희는 남자에게 ‘법이 보장해주는 보상금은 챙기셔야죠. 그 돈 꼭 받으셔서 다시 일어서는 데 보태세요.’라고 하면서, 궁변호사 명함을 하나 건넸다. 꼭 가보라는 말과 함께 남자를 돌려보낸 후, 도희는 여울에게 맘카페에 가입해서 한번 상황을 봐 달라는 얘기를 남겼다. 

“이 아이디로 올린 글 중에 식당 악평이 꽤 돼요. ”
“악평을 단 식당들만 추려주세요. ”

카페에서 활동하면서 진상맘이 남긴 악평을 찬찬히 보니, 어떤 곳은 서비스도 안 주는 불친절한 곳이라고 쓰여 있었고, 어떤 곳은 맛이 없어서 아이가 먹다 남겼다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리고 댓글을 보니 그런 진상맘을 성토하는 댓글이 반, 진상맘을 편드는 댓글이 반이었다. 진상맘에게 성토하는 사람과 진상맘을 편드는 사람들끼리 댓글에서 난장판이 일어나면, 보다못한 스탭이 교통정리를 하긴 했지만 교통정리라고 해봐야 경고가 고작이었다. 

“악평이 달린 식당은 대부분 폐업했네요. 아마 그 진상맘 때문이겠죠. 현동씨, 이 식당 사장님들을 만나서, 단체고소를 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봐주세요. ”
“네. ”

맘카페에서 활동하면서 어느정도 회원들과 친목을 쌓은 여울은 맘카페 회원들을 만나 그 진상맘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그 진상맘이 카페 스탭이라는 것과, 지금까지 악평을 달았던 식당들 대부분이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렇게 됐다는 것, 그리고 식당측에서 해명글을 올렸지만 그 진상맘이 스탭이라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장님을 강퇴처리 했다는 것, 그것때문에 몇몇 회원들을 빼면 다른 사람들은 진상맘을 고깝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정도면 그냥 내보내도 되지 않아요? ”
“어휴, 말이야 쉽죠. 근데 카페 회원의 대부분을 그 엄마가 데려온데다가, 그 엄마가 정치질해서 자기가 데려온 회원들을 우수수 데려가버릴까봐 섣불리 손 못 대는거에요. ”
“그래서 댓글로 경고하는 선에서 끝나는거군요. ”
“그렇죠. 우리들도 그 엄마 보기 싫고, 운영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진짜 확실한 명분이 없지 않는 이상 섣불리 내보냈다간 회원만 우르르 빠질테니… ”

여울이 맘카페에 잠입해 조사할 동안, 현동은 지금까지 진상맘때문에 폐업했던 사장님들을 한명한명 만났다. 그리고 진상맘이 어떤 요구를 했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을 때 어떻게 비방글을 썼고, 대처를 어떻게 했는지를 하나하나 들은 다음 그 진상맘을 고소할건데 참여하겠냐는 권유를 했다. 처음에는 입에 근근이 풀칠하기에도 바빠서 망설이던 사장님들은, 비용은 자기가 부담할테니 걱정 말라면서 우리쪽 변호사가 그 궁변호사이니 적어도 패소 할 일은 없을거라고 하자 하나둘씩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장님들을 다 만나뵙고 왔는데, 전부 소송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
“그럼 제가 궁변호사님께 따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
“참, 사장님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아냈습니다. ”
“뭔데요? ”
“그 진상맘, 남편이랑 같이 있을 때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대요. ”
“남편이랑 같이 있을때요? ”

현동이 사장님을 만나 들은 바에 의하면, 그 진상맘은 항상 얼토당토 않는 요구를 했다. 그리고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동네 장사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라고 일침 같지도 않은 일침을 놓은 후, 맘카페에 비방글을 썼다. 물론 이는 가게에 방문할때 뿐 아니라 배달을 시킬 때도 마찬가지였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별점을 1점 주고 악성 리뷰를 달았다가 신고를 받은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래서 진상맘이 주문하면 배달 주문을 아예 취소해버리는 가게도 몇 군데 있었다. 

“그 정도면 동네에서는 거의 네임드네요. ”
“뭔가 맞는 비유긴 한데 좀 웃기네. ”

하지만 그런 진상맘도 남편이랑 같이 가게를 찾았을때는 얌전했다. 아이 먹게 조금만 달라는 얼토당도 않은 요구 대신 어린이 세트를 시키거나 자기가 먹을 걸 아이에게 나눠줬고, 가만히 있지 못 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아이를 나서서 혼내기도 했다. 진상맘이 남편이 있을때랑 없을때가 180도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은 현동은 진상맘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면서 진상맘이 사는 아파트에서 경비 일을 하기로 했다. 

“참, 여울씨. 혹시 그 진상맘이 악평을 남긴 식당 중에 ‘호(好)가든’이라는 식당 하나 있지 않았어요? ”
“아뇨, 못 봤는데… ”
“그 식당이 진상맘의 비방 공격에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곳이예요. ”
“그 비방 공격에요? 어떻게요? ”
“그 식당은 원래 고정 고객층도 꽤 단단했고, 동네에서도 제일 오래된 가게라 사장님이 동네 사람들하고도 두루 친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비방글을 올렸다가 되려 역풍만 먹었고, 특기인 정치질도 안 먹혔다고 하네요. 아마 역풍 맞고 글을 삭제했을겁니다. ”

진상맘이 사는 아파트에 경비로 잠입한 현동은 진상맘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면서 정보를 모았다. 일을 하면서 틈틈이 관찰해보니, 진상맘은 남편이 있을때와 없을때가 180도 달랐다. 남편이 있을 때는 평범한 애엄마였지만, 남편이 없을때는 경비나 미화원들에게 갑질을 일삼았다. 그는 진상맘이 아이 하원시간에 맞춰서 아이 픽업을 요구하기도 하고, 생수 택배를 집 앞까지 가져다 달라는 등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했다. 그리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짤라버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진상맘이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할 때마다 촬영해서 증거로 남겼다. 

“1105호 엄마? ”
“네. 일하면서 몇 번 부딪혀보니까, 남편이 있을 때는 얌전하고 남편이 없는 날에는 갑질을 일삼더라고요. ”
“그 집 엄마가 원래 그런걸로 좀 말이 많았어요. ”

현동은 진상맘이 이웃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는 것과 전업주부라는 것, 남편이 돈을 잘 번다는 것까지 알아냈다. 아마 남편이 알게 되면 이혼당할거고, 그렇게 되면 남편 돈으로 떵떵거리는 생활도 못 할테니 남편이 있을 때는 조신한 척 연기를 하는 거겠지. 거기까지 보고를 들은 현수는 남편이 다니는 회사에 잠입해 조사를 시작했고, 현동의 말대로 남편이 아내의 만행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육아에 대해서 부부끼리 의견 충돌이 종종 있었다는 것과, 그럴때마다 아내가 고집을 부렸다는 것까지 함께. 

“지금 사는 아파트, 아내쪽에서 고집부려서 무리해서 이사온거라고 하던데요? 그 아파트가 위치한 곳이 좋은 학군이라면서… ”
“학군이 좋으면 뭐 해, 양육자 인성이 F급인데. ”
“조사는 여기까지 하면 충분할 것 같은데, 슬슬 들어가시죠. 궁변호사님도 고소 준비를 마쳤다고 하니… 혹시 남편분이 연차 쓴다는 얘기는 있나요? ”
“다음주 금요일이요. ”
“그럼 소장을 다음주 금요일에 맞춰서 보내죠. 우리쪽에서 수집한 증거들도 전부 취합해서 다음주 금요일에 맞춰서 보냅시다. ”

고키부리 사무실에서 증거를 취합하면서 맘카페 운영자와 접선했을 때, 운영자는 진상맘이 한 짓들을 전부 알고 있었지만 카페 회원들을 거의 그 진상맘이 데려왔고, 섣불리 내보냈다간 정치질이라도 해서 회원들을 우르르 데리고 나갈까봐 함부로 손댈 수 없었다고 했다. 궁변호사를 통해서 고소할거라는 말에 운영자는 고소하는 데 필요한 증거가 있으면 협조해 주겠다면서, 고소가 진행되면 카페쪽에서도 강퇴시킬 명분이 생길거라고 했다. 그리고 카페 측에서는 진상맘이 스탭으로 있으면서 정치질은 물론 악평을 썼던 내역들, 글을 삭제했던 내역들까지 싸그리 넘겨줬다. 

도희의 연락을 받은 궁변호사는 남편보다 진상맘이 먼저 소장을 받게 되면 남몰래 처리할 수도 있으니, 남편이 연차를 쓰는 날에 맞춰서 소장을 보내달라는 말에 ‘사람이 많아져서 증거를 취합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 전에는 다 끝날 것 같다’면서 여차하면 퀵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돌티비에도 고키부리 사무실에서 취합한 증거를 전부 넘겨버리고, 영상은 남편의 연차에 맞춰서 엠바고를 걸 것을 요청했다. 돌티비 측에서 영상을 준비할 동안 각종 언론사와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다음, 고키부리 사무실에서 정리한 증거 역시 남편이 연차를 쓰는 날에 맞춰서 보내게 됐다. 

“좋아요, 남편이 연차를 쓰는 날… 다음주 금요일이 디 데이입니다. ”

오랜만에 연차를 쓴 남편은 아내 앞으로 온 등기를 받았다. 무슨 등기가 왔지? 하면서 봉투를 확인했던 남편은 보내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등기와 함께 고키부리 사무실에서 보낸 두툼한 봉투도 함께 받아본 남편은 봉투 속 내용물을 열어보고 충격에 빠졌다. 

“나 왔어~ ”
“당신,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거야? ”
“어? 그게 무슨… ”

대답 대신 남편은 아침에 대신 받았던 등기를 건넸다. 등기 우편 안에는 아내에게 보내는 출석 요구서가 들어있었고, 출석 요구서에는 진상맘을 고소하게 된 죄목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던지듯이 건넨 두툼한 봉투에는 지금까지 진상맘이 식당에서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했던 것과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악평을 남긴 것, 그리고 정치질로 몰아가서 결국 식당을 폐업하게 만든 것, 아파트에서 경비나 미화원들에게 갑질을 한 증거들이 들어있었다. 출석 요구서만 봤을때는 그게 내 등기 맞아? 잘못 온 거 아냐? 라고 얼버무렸지만, 증거들을 보니 빼도박도 못 하는 상황이 됐다. 

“니가 얘기하는 살림 잘 하는 법이 다른 식당 찾아가서 거지마냥 애 먹을거 구걸하고, 요구 안 들어준다고 헛소문 내서 식당 망하게 하는 거야? 너 나 없을때 이러고 다녔니? ”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여보, 그게… ”
“당신같은 사람에게 애를 맡기면 애도 구걸하는거나 배울까봐 겁난다. 이혼하자. ”

어떻게 보면 생각지도 못 한 반전이었다. 그냥 애 교육에 좀 극성이라고만 생각했던 사람이, 남편이 회사에 가 있는 평일에 식당에 찾아가서 서비스를 빙자한 구걸을 하질 않나,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하질 않나, 요구를 안 들어준다고 악평에 허위 리뷰까지 달지를 않나, 애 학교 가 있을 동안 맘카페에서 정치질이나 하고 있질 않나. 말로는 애 교육에 극성이었으면서, 실상은 애 교육에 제일 안 좋은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에 분노한 남편은 진상맘에게 이혼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혼하게 되면 남편 돈으로 떵떵거리지도 못 하고, 아이가 아빠를 따라가면 양육비도 내야 했다. 그리고 꼼짝없이 일을 하게 생겼다. 그 상황을 직면하기 싫었던 진상맘은 울면서 남편에게 빌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 사장님들 찾아가서 무릎 꿇고 용서 빌겠다면서 울었지만 남편은 꼼짝 않고 서류 갖고 올테니 도장 찍으라는 말로만 일관했다. 

이혼하기 싫었던 진상맘은 처음에 울면서 빌었지만, 울면서 빌어도 한결같은 남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아이 핑계를 댔다. 지금 이대로 이혼하면 아이한테도 좋지 않을거다, 아이를 엄마 없는 애로 키울거냐는 말에 남편은 ‘너같은 엄마는 없는 게 낫다’고 했고, 아이로도 붙잡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서자 ‘당신이 이혼하자고 한 거니까 위자료랑 양육권 내놓고 재산분할도 해라’라면서 그 동안 식당에서 해왔던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남편에게도 하기 시작했다. 얼토당토 않은 요구를 들은 남편은 월요일이 되자마자 궁변호사를 찾아가 이혼소송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내용증명을 아내의 친정으로 보냈다. 

“강퇴? 내가? 왜? ”
“본인이 했던 짓이 있는데, 내가 왜 소리가 나와요? ”

남편의 이혼 요구에 하소연이라도 할까 하고 카페에 들어갔던 진상맘을 반긴 것은 카페에서 강퇴됐다는 메일이었다. 진상맘이 운영자에게 연락했을 때, 운영자는 진상맘이 식당 사장님들에게 단체고소를 당했다는 것을 꼬투리삼아 진상맘을 강퇴시켰다. 그녀는 운영자에게 내가 지금까지 카페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느냐, 회원들도 거의 다 내가 데려온거라고 했지만 운영자는 ‘지금까지 그것때문에 당신이 미쳐 날뛰는데도 어떻게 하지 못 했고, 오히려 그랬기때문에 독이 됐다, 당신때문에 다른 카페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오히려 당신이 카페에 있는 게 독이라는 말로 일관했다. 

“몇몇 분들이 전부터 그러지 말라고 얘기도 했었죠? 저도 그랬고. 그런데도 꾸역꾸역 식당가서 민폐끼치고, 거지마냥 애새끼 먹일 거 구걸하고, 요구 안 들어준다고 헛소문내고, 반박글 다 무마해서 입막음하고, 다른 사람 밥줄을 다 끊어놓으셨죠? ”
“아니, 애초에 자기들이 서비스를 안 줘서 서비스를 안 줬다고 쓴 것 뿐이라니까요? ”
“그럼 왜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당하신걸까요? ”
“……! ”
“남의 인생을 망칠거면, 자기 인생도 걸어야죠. ”

카페에서 진상맘이 탈퇴되었다는 공지가 올라오자, 대부분 강퇴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몇몇 사람들은 왜 이제서야 강퇴시킨거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 중 대부분은 진상맘이 카페에 데려왔던 회원이었지만, 진상맘이 카페에서 하는 짓을 본 후로 만정이 다 떨어졌는지 학을 뗐던 사람들이었다. 진상맘이 한 짓이 명확히 있었던 탓에 반박하는 사람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진상맘이 저질렀던 짓이 돌티비에 올라오면서 아파트 사람들 사이에서도 퍼졌다. 신상이 털린 것은 기본이고, 동네 마트에서는 과자 한 봉지, 사과 하나조차 살 수 없게 됐다.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진상맘에게는 음식을 팔지 않겠다고 했고, 단골이었던 가게들에서도 더 이상은 당신에게 장사 안 한다면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뿐만 아니라, 어딜 가든 입주민들이 수군거렸다. 

“그쪽이야말로 우리 애 교육에 안 좋은 것 같은데? ”
“그쪽이 맨날 입에 올리던 애 교육, 애 교육 하던 게 구걸 교육하는거였어? ”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때 담소를 나누던 애엄마들 역시 진상맘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매일 애 교육 운운하던게 구걸 교육하는거였냐는 조롱은 덤이었다. 아이의 신상까지는 유출되지 않았지만, 진상맘이 데려오는 걸 본 다른 아이들이 아이를 놀리거나 때리기도 했다. 사람들이 자꾸 수군거리는 것을 보다 못 한 남편은 법원에서 만나자는 말만을 남기고 아이를 데리고 시댁으로 가버렸다. 

진상맘은 이혼소송에서도 패소했다. 그녀의 얼토당토 않은 요구는 법원에서도 기각되었고, 오히려 아이의 양육권이 남편에게 넘어가는 바람에 위자료에 더해서 양육비까지 내야 했다. 하지만 남편은 양육비를 받지 않겠다면서, 그 대신 면접교섭권도 일절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혼소송과 별개로 진상맘때문에 폐업한 식당 사장님들이 고소한 건에 대해서도 막대한 위자료를 물어야 했다. 이혼 위자료만 해도 벅찬데 식당 사장님들에게 물어줄 위자료까지 내려니 정말 벅찼던 진상맘은 식당 사장님들에게 빌어봤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305호 총각 알지? 집 밖으로 잘 나오지도 않는다는 그 총각도 1105호에서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 있더라. 그 총각까지 알고 있을 정도면 다른 사람들도 다 안다는 건데, 손가락질하고 눈치 주는 걸 1105호가 감당할 수 있겠어? ”

남편이 나간 빈 집에 살면서 위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이곳저곳에 손을 벌리고 있는 진상맘에게, 부녀회장이 이사를 권유하면서 한 말이었다. 305호 총각은 반상회에서도 얼굴 한번 보여준 적 없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 틀어박혀있다시피 하기 때문에 아파트 사람들도 305호 총각이 밖에 나왔다고 하면 우스갯소리로 ‘내일 지구 멸망하나?’라고 할 정도였다. 305호 총각은 바깥과 접하질 않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도 그렇게 빠삭한 편은 아니었는데, 그 305호 총각마저 진상맘이 한 짓을 알고 있었다. 

“1105호네 지금 주변 상권 이용 못 하지? 물건이고 음식이고 안 팔지 않아? ”
“네. 음식점도 저한테는 안 판다고… ”
“아파트에 쫙 퍼져서 그래. 여기서 계속 지낸다면 말릴 생각은 없지만, 계속 여기서 지낸다면 아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거야. 다른 곳으로 이사 가는 게 1105호를 위해서도 좋은 선택인 것 같아서 하는 얘기야. ”

부녀회장님의 권유 아닌 권유를 들은 진상맘은 급한대로 짐을 싸들고 친정으로 향했다. 하지만 남편이 이혼소송을 할 때 내용증명을 친정으로도 보낸 탓에 친정에서도 그녀의 만행을 다 전해들었고, 친정에서는 너같은 자식 둔 적 없고 자식 앞세운 셈 치겠다면서 절연 선언을 하면서 그녀를 내쫓았다. 가족뿐 아니라 친구들 역시 그녀와 손절해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신세가 된 그녀는, 급한대로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중고로 팔아 고시원 방을 하나 구했다. 하지만 그녀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고시원에도 다 퍼져있었고, 고시원 사람들도 그녀를 고깝게 여기고 있었다. 

“야, 돈 갚아! ”
“얌마, 내 돈 어딨어! ”

손을 벌릴 가족도, 돈을 빌릴 친구도 없어진 그녀는 위자료를 변제하기 위해 사금융을 찾아갔다. 그리고 사채를 써서 돈을 빌려 위자료를 변제했지만, 빚은 눈덩이만큼 불어났다. 급한대로 일자리라도 구해보려고 했지만 신상이 다 팔려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불가능했고, 빚은 빚대로 불어나서 고시원에 하루가 멀다하고 사채업자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들에 의하면, 고시원에서도 깍두기 형님들이 찾아오는 것을 꼬투리잡아 진상맘을 쫓아냈고, 그녀는 그대로 깍두기 형님들에게 끌려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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