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늘은 음식물쓰레기는 없으니 다행인가... 응? "
"저, 저좀 도와주세요- "
저녁,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뒷골목 밖으로 나왔던 그녀는 한 여자가 이 쪽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에게 도와달라면서 달려온 여자는 온 몸에 멍이 들어있었고, 얼굴이며 옷 곳곳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누구한테 심하게 맞은 모양인지, 온 몸에 상흔도 꽤 보였다. 개중에는 이거 골절된 거 아닌가 싶은 수준으로 심각한 상흔도 있었다. 여자가 입고 있는 옷 또한 그녀가 정상적인 상황에 처해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는데, 상의는 그나마 뭘 걸치고 있다 수준이었지만 적어도 1~2주동안 빨지 않고 계속 입은 티가 났고 하의는 속옷 외에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아서 이거 까딱하면 경범죄로 신고 당하는 거 아닌가 걱정될 정도였다.
"나, 남자친구가... 남자친구가 저를 때려요...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집에 가고싶어요... "
"남자친구가요? "
"네... 지금 겨우 도망쳐서... 도망쳐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저 좀 숨겨주세요... "
-분명 이 쪽으로 갔는데...
어디선가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여자를 데리고 뒷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히익- 이, 이쪽으로 와요- "
"괜찮아요, 여기는 캄캄해서 잘 숨어있으면 못 찾을거예요. "
그녀는 뒷골목 입구에서 밖을 주시하면서, 발소리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치 구세주라도 본 것처럼 그녀에게 연신 도와달라고 말하는 여자를 진정시켰다.
-에이씨, 대체 어디로 간 거야?
그녀가 여자를 데리고 뒷골목 속 어둠으로 숨어버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발소리의 주인은 뒷골목 어귀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캄캄한 뒷골목 안을 대충 둘러보던 발소리의 주인은 체념한 듯 금방 어딘가로 가 버렸다.
"휴... 다른 곳으로 갔어요. "
"덕분에 살았어요... 정말 감사해요... "
"여기도 해가 져서 안전한거지, 대낮에는 어떨 지 몰라요. 그거랑 별개로 어떻게 된 일인지도 좀 들어보고 싶으니, 일단 우리 집으로 가요. 아마 우리 집까지 바로 찾아오진 않을거예요. "
"네... "
"전화기는 갖고 있어요? 경찰에 신고하려면 전화기가 필요할텐데. "
"전화기도 남자친구가 뺏어갔어요... "
"그럼 신고도 누가 해줘야겠네. "
여자를 데리고 집으로 간 그녀는, 핸드폰으로 여자의 몸 곳곳에 난 상처를 찍었다.
"세상에, 이 상처들 좀 봐...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예요? "
"남자친구가 때렸어요... "
"때렸다고요? "
남자친구라는 건 그녀와 연인이라는 거고, 연인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왜 사랑하는 사람을 이 지경이 되도록 때리는건지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은 그것보다도,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가 우선이었다. 아무런 조치도 없이 이 여자를 그대로 돌려보내면 또 집에 가서 맞을 게 불 보듯 뻔해보였고, 자칫 잘못하면 그것때문에 뉴스에서 여자의 사망 소식을 접할 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남자친구가 집착이 심해요? "
"그게... 네. 집착이 좀 심해요. 10분 간격으로 위치 공유하라고 하고, 남자랑은 가족이어도 대화 한 마디 하면 길길이 날뛰어요. 그것때문에 몇 번 싸운적도 있었고요... 친구중에 남자한테 인기가 많은 친구가 있는데, 걔한테 저 몰래 연락해서 저랑 만나지 말라고 얘기한 적도 있었어요. 제 방에 몰래 펫캠을 설치하려다가 부모님께 걸려서 쫓겨난 적도 있었고요... 그것때문에 참다참다 안되겠어서 헤어지자고 했는데도 계속 집으로 찾아와서 다시 만나달라고 했고... 그것때문에 한동안 외출할때 가족들이랑 같이 나가야 했어요. "
"경찰에 신고는 안 해봤어요? "
"경찰도 몇 번 불렀었는데, 물리적인 피해가 없으면 직접적으로 어떻게 해 줄 수 없다고만 했어요... 그냥 순찰을 여러 번 도는 정도였는데, 경찰쪽에서 순찰을 강화할때는 차 안에 숨어있어서 발견하기도 힘들었어요... "
"...... "
집착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범죄였지만, 물리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라서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빨리 관련된 법안을 상정해야 하지만, 높으신 분들이란 제 잇속 채우기에 급급한 족속이라 정작 민생에 필요한 것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니, 앞으로 피해자가 몇 명이나 더 나온 뒤에야 관련 법안이 생길 지는 모를 노릇이었다. 적어도 뉴스를 통해서만 정치를 접한 이들의 시선에서는 그렇다. 물리적으로 격리한답시고 집에서 한발짝도 안 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누가 24시간동안 상주하면서 지킬 수도 없고, 일부러 피해 신고를 하겠다고 물리적인 피해를 입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저, 계속 남친 집에 감금당해 있었어요... 다시 만나자고 할 때까지 몇 번이고 저를 때리고... 임신하면 결혼해줄거라면서 억지로 강간한 적도 있었어요. 성폭행 할 때 빼고는 다 때렸어요. 오늘도 아침부터 벨트로 맞았고요...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르고 계속 갇혀서 맞고, 성폭행 당하다가, 그 사람이 잠깐 뭐 한다고 자리를 비웠을 때 틈을 봐서 탈출한거예요... "
"외출할때는 가족들이 같이 나갔다고 했는데, 어쩌다가 납치 당한거예요? 가족들이 있는데도 억지로 데려갔어요? "
"아뇨, 가족들은 그 사람 본성을 아니까 절대로 그 사람이 둘러댄다고 해서 경계를 늦추진 않았어요. 오히려 집 앞에 그 놈이 있다는걸 발견하고 일부러 물을 끼얹거나 쓰레기를 던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랬는데... 한동안 안보이길래 방심했다가 납치당한거예요. 잠깐 집 앞에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정도는 괜찮겠지 싶어서 나갔다가요. 집 앞에 숨어있다가, 저 혼자 나오는 걸 보고 그대로 잡아서 끌고 간 거죠. "
"경찰은 안 불러봤어요? "
"경찰에 신고했었는데... 남자친구가 문 앞으로 나가서 아무것도 아니다, 여자친구가 잘못 걸었다고 둘러대니까 그냥 가버렸어요... 입에 재갈을 몰려서 소리 지를 수도 없었어요. 그렇게 경찰을 돌려보낸 뒤로는 핸드폰도 뺏기고, 경찰을 불렀다는 이유로 두들겨 맞아서... "
"그래서 오늘까지 계속 갇혀 지냈구나... 그럼 부모님이랑 연락은? "
"그것도 남자친구가 저인 척... "
"다른 활동같은 것도 남자친구가 본인인 척 간 거예요? "
"스터디나 모임같은 것도 저인 척 하면서 사정이 생겨서 못 하게 됐다고 둘러댔어요... 남자가 많은 모임은 저인 척 하면서 탈퇴했고요. "
이 남자, 최악이다. 그녀는 생각했다. 본인의 과실로 여자친구가 이별을 선언했는데, 그 과실을 고칠 생각조차 없이 어떻게든 여자친구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감금에 물리적인 폭행, 성폭행까지 일삼다니. 정말 최악이다. 심지어 납치, 감금한 걸 비밀로 하기 위해 둘러대고, 다른 사람인 척 하면서 다른 사람을 속이기까지 했다. 이런 놈을 살려줘서 얻을만한 것이 있을지,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몰랐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병원부터 가요. 혹시 그놈이 또 접근하려고 하면 내가 지켜줄게요. "
"고맙습니다... "
여자가 잠들 동안, 그녀는 아까 촬영했던 상처 사진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사진들을 프린트한 다음 서류철로 만들어서 스테이플러로 철하고, 다음날 병원에 갔다가 경찰서로 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잠들었던 그녀는, 다음날 아침부터 누군가 쿵쿵거리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쿵쿵거리는 소리와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듣고 겁에 질린 여자를 본 그녀는, 쿵쿵거리는 소리의 주인이 여자의 남자친구라는 걸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일단 옷장에 숨어요. 내가 됐다고 할때까지 나오지도 말고, 숨소리도 내면 안 돼요. "
여자를 옷장에 숨긴 그녀는 만에 하나에 대비해 체인을 걸고 문을 열었다. 밖에는 멀끔하게 생긴 남자가 서 있었고, 남자는 그녀에게 여자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혹시 여자친구를 보지 못 했느냐고 물었다. 여자친구가 좀 아픈 사람인데, 자기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어딘가로 사라졌다면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기 전에 찾아야 한다고 둘러댔다.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면 경찰이라도 불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남자는 체인을 걸고 잔뜩 경계하는 그녀에게 혹시라도 발견하면 연락 달라는 말과 함께 연락처를 남기고 가 버렸다.
'생각보다 일이 쉽게 처리되겠는데? 여자친구를 납치까지 했다는 걸 보면 꽤나 주도면밀한가 했는데, 맹목적인 걸 보면 꾀어내기는 쉽겠네.'
연락처를 받아 든 그녀는 남자가 뒷골목 밖으로 나간 걸 확인한 다음에야 옷장에서 여자를 나오게 했다. 그리고 아침을 먹은 다음 여자를 데리고 병원에 간 그녀는, 여자가 남자친구에 의해 납치, 감금되어서 폭행당했다면서 몸 상태를 한번 봐 달라고 했다. 그녀가 남자친구를 신고하기 위해서 경찰에 제출할 증거가 필요하다고 하자, 의사는 진단서를 한 부 건넸다. 맞은 것에 대해 진단을 마친 그녀는, 여자와 함께 근처 산부인과로 가 주기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 때문에 생긴문제같은 건 없는지 확인하고, 소견서를 받았다.
"이제 경찰서로 가요. 뭣하면 부모님이 오실때까지 유치장에 넣어달라고라도 하죠. "
여자를 데리고 경찰서로 간 그녀는 여자의 남자친구를 고소하러 왔다고 했다. 그리고 여자가 남자친구에 의해 납치, 감금되었다는 것와 한번 경찰에 신고했을 때 남자친구가 둘러댄 걸 그대로 믿고 나온 탓에 남자친구에게 며칠 더 두들겨맞고 주기적으로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것을 얘기하면서 병원에 들러서 받은 서류와 몸에 난 상처 사진들을 제출했다. 그리고 절대 남자친구에게 연락하지 말고 이 사람의 가족에게 연락할 것과 여자가 지금 많이 불안한 상태이니 물리적으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신신당부를 하고 경찰서를 나왔다.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
경찰서를 나온 그녀는 연락처를 건넨 남자에게 뒷골목에서 여자친구를 봤다고 연락했다. 여자친구를 꽤 애타게 찾고 있었던 모양인지 바로 전화해서 어디서 봤냐고 묻는 남자에게, 그녀는 뒷길로 이어지는 입구쪽에서 봤다고 했다. 통화하면서 신발이라도 신고 있었는지 수화기 너머로 급하게 어딘가로 달리는 발소리가 들리면서, 남자가 '금방 갈테니 잡아달라'고 하는 말소리가 들리고 잠시 후 전화가 끊어졌다. 남자를 뒷골목으로 불러낸 그녀는, 큰길쪽으로 들어가 이 쪽으로 뛰어오는 남자를 보고 있었다.
"자기야! 어디 있어! "
'여자친구가 걸린 일에는 진짜 맹목적이고 단순한 놈이구나. '
자기가 사랑한다는 사람을 폭행에 강간까지 해놓고 저렇게 애타게 찾다니, 정말 뻔뻔하군. 그녀는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왜 감금하고 폭행까지 하는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고, 어차피 한 끼 식사에 불과한 고깃덩이의 생각을 이해할 필요도 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있어서 그는 더 이상 살려두면 안 될 위험한 고깃덩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만약 경찰이 그녀의 당부를 무시하고 남자친구에게 연락하거나, 물리적인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다시 남자친구에게 잡혀가 두들겨 맞거나 성폭행을 당할 게 뻔했고, 그러다가 죽을 지도 모를 노릇이었으니 이 고깃덩이는 반드시 여기서 처리해야 한다, 그뿐이었다.
"아, 어제 그 분... "
"...... "
"제 여자친구는 어디 있나요? "
"...... "
"저기요? "
그녀는 천천히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어느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녀는 남자를 와이어로프보다도 단단한 머리카락으로 꽁꽁 묶었다. 그리고 싱긋 웃었다.
"당신의 여자친구는 인근 경찰서에 있습니다. "
"경찰서요? 제 여자친구가 뭔가 잘못이라도...? "
"당신 여자친구가 아니라, 당신이 잘못했죠. 그녀는 지금 피해자 신분으로 경찰서에 있거든요. 곧 여자친구 가족들에게 연락이 갈 겁니다. 그리고 곧 경찰이 당신을 쫓을거고요. "
"너, 설마... "
"그 설마가 맞아요. 당신같이 비뚤어진 고깃덩이는 더 이상 살아있어서는 안 되거든. 여자친구에게 집착해서 연애를 힘들게 만든 것도 모자라서, 그것때문에 이별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의 주변을 계속 맴돌다가 결국은 납치, 감금하고 물리적인 폭행에 성폭행까지 했잖아요. 안그래? "
"그러니까, 누가 헤어지자고 하랬어? "
"그러니까, 누가 집착하라고 했어? "
"걘 내 거야, 니가 뭔데 함부로 경찰서로 데려가? "
"역시, 내 판단은 옳았어. "
그녀는 여자를 자기 '것'이라고 하는 남자의 입을 두 손으로 벌렸다. 그리고 입 안으로 오른손을 넣어, 혀를 그대로 잡아뜯어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혀를 발로 자근자근 밟아버려서, 봉합수술조차 할 수 없게 흙투성이로 만들어버렸다. 그는 와이어보다도 단단한 머리카락에 묶여서, 자기 혀가 밟혀버리는 걸 지켜보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인간은 움직이는 고깃덩이에 불과하지만 지성과 자아가 있고, 그 소유권은 육체의 주인 본인에게 있어. 그래서 타인의 자아나 육체에 대한 소유권을 함부로 규정할 수도 없지. 그래서 네 지칭은 틀렸어. 인간은 사람이기 때문에 '것'이라고 하면 안 되지. "
"!!"
"좀 난감하네. 경찰에 체포되게 하려면 최대한 온전하게 보존해야 하는데, 온전하게 보존하면 여자친구를 찾아가서 죽일 것 같잖아. 이럴땐 난감하다니까... 그래도, 발 정도만 어떻게 하면 더 이상 여자친구한테 가지는 못 하겠지? "
남자를 어떻게 할 지 한참 고민하던 그녀는, 남자의 양 발목 관절을 빼버렸다. 남자는 관절이 빠지는 고통을 느꼈지만, 머리카락에 단단히 묶여서 몸부림조차 칠 수 없었다. 그녀에게 무어라 말하려고 했지만, 혀를 뽑혀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다리 하나정도는 뜯어둬야 물리적으로 접근 못 할텐데 어쩌나라는 말에도, 손목은 수갑을 채워야 하니 남겨두겠다는 말에도, 발목을 그래도 먹어버리는 게 낫나라는 말에도, 여기서 정신 못 차리고 또 여자친구한테 가면 그대로 영양분으로 써주겠다는 말에도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대로 뒷골목 입구로 남자를 던져버린 그녀는, 낯빛 한 번 바꾸지 않고 태연하게 누군가 뒷골목에 쓰러져 있었다면서 경찰을 불렀다. 그리고 잠시 후 출동한 경찰에게 아까 납치감금 피해자로 왔던 여자를 납치했던 사람이 이쪽이라면서, 여자친구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오다가 이 근처에서 뭔가에 걸려서 넘어진 모양인데 넘어지면서 혀가 잘려서 말을 못 하게 됐다는 말과 함께 남자를 경찰서로 보내버렸다. 그 전에 여자는 연락을 받고 달려온 보호자가 데려갔기 때문에 남자와는 아예 만날 일이 없었고, 남자가 뺏어갔던 핸드폰도 며칠 후 가택 수색을 했을 때 무사히 발견해서 여자의 품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여자는 핸드폰을 받자마자 내용물을 백업한 후 새 기기로 바꾸고, 아예 번호까지 바꿔버렸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설명했다.
"글쎄, 사람이 어떻게 맨손으로 사람 혀를 뽑아요? "
"...... "
"아무래도 말을 못 하게 된 게 충격이 크셨나봐요. 생명의 은인을 두고 그런 말을 하다니... "
남자는 그녀가 자기 혀를 잡아 뜯었다고 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는 겉보기에는 평범한 여자였다. 운동도 하지 않을법한, 여리여리한 여자. 그런 여자가 사람의 혀를 잡아뜯었다고 하면 어느 누구라도 믿을 리 없었다. 당연하게도, 경찰들은 그런 얘기를 하면서 억울해하는 남자를 보고도 넘어지면서 말을 못 한 것 때문에 충격이 심해서 그런 거라고 여겼다.
"그 언니가 아니었다면, 난 아직도 그 집에 갇혀있었겠지...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해. "
자기가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여자친구를 납치해서 감금하고, 폭행하고, 성폭행 한 것이 범죄였던 탓에 교도소로 가게 된 것과는 별개로, 그는 말을 할 수도 없었고 발목이 빠지면서 아킬레스건도 끊어져서 제대로 걷는것조차 불가능했다. 아마도, 교도소에서 출소한다 한들 제대로 거동조차 힘들어서 기어다녀야 하는 몸으로 여자친구를 찾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당장 부모님과 다른 가족들마저 손절해버린 그는, 여자친구를 찾아가는 것 이전에 자기 생계부터 걱정해야 하는 몸이 되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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