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구 어느 동네의 후미진 뒷골목에는, 이상하리만치 예쁜 여자가 살고 있었다.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몸과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가. 그녀는 다른 누군가와 동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뒷골목 골방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집세를 꼬박꼬박 내는 걸 보면 뭔가 하는 것 같긴 했다. 집에 상주하고 있는 걸 보면, 아마도 재택근무라도 하는 모양이었다.
그녀가 뒷골목에 있는 집에 입주한다고 했을 때, 여자 혼자서 살기에는 너무 후미지고 위험한 곳이라 집주인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그 여자를 걱정했다. 그런 집주인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그 여자는 대처할 방법은 여러가지로 생각해뒀으니 걱정 말라면서 시원시원하게 계약을 마쳤다. 이렇게 선이 가는 몸으로 설마 도둑과 육탄전이라도 할 리는 없을 것이고, 집에 별도의 잠금 장치 같은 거라도 설치하는건가 싶었지만 집주인은 이내 뭔가 여러가지로 생각해뒀다면, 알아서 잘 하겠거니 했다.
그리고 후미진 뒷골목에 그녀가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골목 부근에서 가끔 시체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누군가 우악스럽게 뜯어먹다 남긴 시체가. 현장을 확인해봤지만, CCTV는 먹통이 돼서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그런 짓을 했는 지 알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그 뒷골목에는 그녀 외에는 어느 누구도 살지 않았지만, 어느 누구도 설마 바람에 날려갈까 걱정해야 할 것 같이 여리여리한 여자가 그런 짓을 할 리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저 위험하니 아가씨도 조심하라는 말을 남길 뿐이었다.
"역시 시체는 깔끔하게 처리하는 편이 더 좋으려나...? "
자꾸 시체가 발견되자, 사람들이 경계하는 것을 본 그녀는,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처럼 무서워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시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겉으로는 사람같아 보였지만 본질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사람인 척 인간들 사이에 숨어 살면서, 인간을 꾀어서 잡아먹는 괴물이었다. 얼굴이 이상하리만치 예뻤던 것은 먹잇감을 쉽게 꾀어내기 위해서였고, 머리카락이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었던 것은 먹잇감을 확실하게 잡아채기 위해서였다.
잡아먹고 남은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까 한참을 고민하면서 그녀가 길을 걷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 후다닥 뛰어와서 그녀에게 팔짱을 끼면서 알은 체를 했다. 생전 처음 보는 여자가 갑자기 친한 척을 하자 그녀는 당황했지만, 여자가 스토커에 쫓기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하자 그녀는 슬쩍 뒤를 돌아봤다. 열댓 발자국쯤 뒤에, 집이라도 알아낼 요량인건지 여자에게 따라붙은 것처럼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그녀는 오랜만에 만났으니 저녁이나 같이 먹자면서 여자와 함께 근처 식당으로 향했고, 식당가로 간 두 사람이 인파 속에 섞이자 여자의 뒤를 따라붙은 남자가 체념한 듯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마침 고기 냄새를 맡으니 배도 고파졌고 해서, 여자에게 마침 저녁때기도 하니 자기가 사겠다면서 같이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자고 했다. 그리고 여자가 수락하자, 두 사람은 근처에 있는 고기집으로 들어가 고기를 주문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스토커를 따돌릴 수 있었어요. "
"아냐, 뭘... 그나저나 아까 뒤에서 따라오던 남자가 스토커라고? 그럼 언제부터 저 남자가 스토킹 한 거야? "
"좀 됐어요. 한 1년쯤...? 입사하고 나서부터 계속 스토킹했거든요. "
그녀는 회사에 입사한 지 곧 1년차가 되어가고 있었다. 스토커는 그녀의 입사동기로, 신입사원 교육을 할 때 처음 만났다. 만나자마자 연락처를 묻는 그였지만, 그녀는 어딘가 꺼림칙한 느낌도 들었고 부서가 달라 연락을 주고받을 일도 없을 것 같아서 연락처를 주지 않았다. 신입사원 교육을 듣는 내내, 자신을 향한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애써 기분탓이라며 무시하고 교육을 들었다.
"그 뒤로 계속 제가 있는 부서로 와서 저한테 말을 걸었어요. 근데 화제가 업무 관련된 게 아니라 사적인 얘기더라고요. 뭐 예를 들자면, 남자친구는 있느냐, 퇴근시간은 몇 시냐, 어디 사냐... 뭐 그런 거요. "
"남자친구가 있으면 뭐 어쩌려고 물어봐? 참 웃기는 놈이네. 그럼 매일같이 니가 있는 부서로 찾아온거야? "
"네. 저랑 다른 부서이고 업무 관련으로도 교류할 일이 적은 부서인데도, 어떻게든 핑계를 대서 저한테 와요. "
남자는 그녀가 있는 부서로 어떤 핑계를 대서든 하루에 한 번은 왔다 갔다. 와서 이것저것 말을 붙이긴 했지만 전부 사적인 얘기뿐이었고, 다 여자의 신상을 캐기 위한 질문들이었다. 여자가 업무에 방해가 되니 그만하고 돌아가달라고 해도 꿈쩍도 않는 남자때문에 여자의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하는 걸 보다 못한 부서장이 남자에게 '여기 와서 딴죽 걸고 업무 방해하는게 니 업무냐'면서 한소리 한 적도 있었고, 여자의 사수가 남자쪽 부서 부서장에게 '실례되는 말씀인 거 알지만, 부장님 부서의 아무개 사원이 매일같이 우리쪽 신입사원에게 쓸데없는 말을 걸고 업무를 방해합니다.'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 때 그는 부서장에게 호되게 혼났다고 한다.
"그 사람, 그 때 부장님한테 엄청 깨졌어요. 니 일이나 똑바로 하지 왜 엄한 부서 들쑤셔서 업무는 방해하냐고... "
"그랬구나... "
"그 뒤로 크게 혼나서 그런지 쓸데없이 부서에 찾아오는 일은 없어졌는데, 제가 출장간다는 얘기를 듣고 자기도 출장을 가겠다면서 숙소를 저랑 같은 방으로 잡으려고 한 적도 있었어요. 그때도 그 분 사수한테 걸려서 사수랑 부장님께 엄청 혼났고... 심지어 그 출장도 그쪽 부서랑 상관 없는 출장이었어요. "
"하등 관련도 없는 부서의 출장까지 따라오려고 했다고? "
"네. "
부장에게 크게 혼난 뒤로, 남자가 여자의 부서로 오는 일은 없었다. 아마 또 갖가지 구실을 붙여 여자의 부서로 갔다간 혼나는 걸로 끝날 리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어쩌다가 여자가 근무하는 부서에 갈 일이 생지면, 일하러 갔다가 또 업무 방해할 지 모른다면서 남자를 보내는 대신 다른 사람이 갔다. 그러자 이제는 여자가 근무하는 부서의 퇴근시간을 알아낸 다음, 야근 핑계로 여자가 퇴근할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에 가는 길에 따라붙기 시작했다.
"퇴근시간이나 스케쥴같은 건 어떻게 알아낸거야? "
"저랑 다른 사원들이랑 얘기하는 걸 근처에서 엿들은 모양이예요. 그 사람이 일하는 부서랑 제가 일하는 부서가 같은 층에 있다보니, 제가 일하는 부서에서 하는 얘기가 그 사람 귀에 들어가기도 하고요. "
"그렇구나... 그럼 오늘 따라붙은건 이유가 뭐야? "
"오늘 따라붙은 건 자취방을 알아내려고 그런거예요. "
"자취방을 알아낸다고? "
"네. 원래는 통근했었는데, 지하철을 세 번 갈아타고 편도로 한시간이라 체력적으로 지쳐서 최근에 자취방을 얻었거든요. "
여자가 통근을 할 때, 남자는 야근을 구실로 여자와 동행해서 그녀가 지하철을 타는 역을 알아냈다. 여자가 어느 역에서 내리는 지 알아낼 요량으로 잘못 탄 척 하면서 여자가 타는 열차를 같이 탄 적도 있었다. 이 얘기를 들은 다른 동료나 선배들이 기함하면서 그녀가 퇴근할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퇴근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그녀와 만나게 된 것은, 지하철로 통근하기 힘들어서 자취방으로 이사했다는 얘기를 들은 남자가 여자의 자취방 위치를 알아내려고 따라붙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에는 다른 사람들이 같이 퇴근했지만, 하필이면 그날은 다들 일이 있어서 그녀와 같이 퇴근해 줄 수가 없었고, 남자는 이때다 싶어 여자의 뒤를 밟았던 것이다.
"그 정도면 사내 메신저 이런걸로 껄떡대기도 했을 것 같은데... "
"메신저로 껄떡대지는 않았어요. 신입사원 교육 할 때 IT팀에서 직원들 사생활때문에 안 보는거지, 일 터지면 메신저부터 제일 먼저 보니까 메신저로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얘기했거든요. "
"그건 그나마 다행이네. 그럼 그 스토커는 물리적으로 접근하지 못 하게만 하면 따로 집착할 일은 없는거네? "
"연락처같은 것도 모르고, 집도 모르니까요. 그래도 일단은 둘 중 하나가 그만두기 전까지는 계속 따라붙지 않을까 싶어요. 부서도 같은 층이고, 같은 회사에 있다보면 얘기가 안 흘러들어갈 수가 없으니... "
"회사에서도 그 남자가 스토킹하는 걸 알고 있어? "
"우리 부서 사람들하고 남자쪽 부서 사람들은요. "
"대표님까지는 모르고? "
"네... 근데 조만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대로 가다간 진짜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아요... 오늘도 언니를 만나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그 남자가 자취방 주소를 알아냈을거고... 행여 쉬는 날 찾아오기라도 하면 무슨 일이 생길 지 두려워요. "
"무슨 일 생기기 전에 빨리 말씀드려. 그래야 회사에서도 적절한 대처를 해주지. "
그녀는 여자에게 혹시 또 혼자 퇴근할 때 그 남자가 따라붙으면 가까운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도움을 청하라면서, 위급할 때 숨을 수 있는 편의점 몇 군데를 알려줬다. 물리적인 피해가 없다면 경찰이 움직여주지는 않겠지만, 같은 이유로 여러 번 불리게 되면 예의주시 정도는 하게 될 거라면서.
"난 저쪽 뒷골목에 사니까, 혹시 그놈이 또 쫓아오면 저쪽으로 와서 날 불러. 그럼 내가 도와줄게. "
"정말요? 감사합니다. "
여자를 집 근처까지 바래다 준 그녀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며칠 후.
"슬슬 만티코어네 정육점에 가 봐야겠네... 예약해야지. "
-언니! 도와줘요!
매번 사냥을 하기엔 흔적도 남고, 사람들에게 금방 들킬 것 같아 그녀는 만티코어의 정육점을 이용중이었다. 그리고 그 날도 만티코어의 정육점에 가기 위해 예약했던 그녀는,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익숙한 목소리를 따라 그녀가 집 밖으로 나가보니, 며칠 전 그녀가 도와줬던 여자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었다. 그녀를 쫓는 누군가는 며칠 전에 그녀에게 따라붙었던 남자였고, 그녀가 남자의 기척을 느끼고 뛰어서 도망치기 시작하자 남자 역시 그녀를 놓치지 않을 기세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잡히면 끝장이라는 생각과 함께, 며칠 전 만났던 그녀가 생각났던 여자는 그녀가 가르쳐 준 뒷골목으로 있는 힘껏 달렸고, 있는 힘껏 그녀를 불렀다.
"아앗... "
"괜찮아? "
"괜찮아요... 다리에 힘이 풀려서... "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으려던 그녀를 부축하면서, 그녀는 머리카락으로 여자를 쫓아오던 남자를 붙잡았다.
"저 남자구나. "
"네... 제발 저좀 도와주세요. 저 남자가 또 자취방을 알아내려고 쫓아와서... "
"이제 괜찮아, 저 남자는 너에게 1mm도 접근 못 하게 해 줄게. "
"정말요? "
"그럼. 이 길로 쭉 달려가면, 큰길이 나올거야.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도 앞만 보고 달려야 해, 여기는 되게 후미진 곳이니까, 혹시라도 멈췄다간 위험해질지도 몰라. "
여자가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달려갈 동안, 남자는 자신을 휘감은 머리카락을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저녁 어스름 빛을 받아 비단결처럼 빛나는 머리카락은, 겉보기와 달리 쉽사리 풀 수 없었다. 남자는 머리카락을 끊으려고 용을 썼지만 맨손으로 머리카락을 자르는것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머리카락을 끊어내려고 힘을 주다가 오히려 머리카락에 손바닥을 베이고 말았다.
"이, 이게 뭐야...? 피? 어째서? "
"정육점 예약은 취소해야겠네. 신선한 고기가 눈 앞에 있으니까... "
"......! "
"인간 쓰레기 한두마리 정도는, 잡아먹어도 딱히 문제 없잖아? 인간들이 사나운 동물들을 죽이는 것처럼 말이야. "
"으으읍- "
"금방 끝날거야. "
그녀는 눈앞에 있는 남자의 발목을 세게 쥔 다음, 머리카락으로 남자의 입을 틀어막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두 다리를 잡아뜯었다. 두 다리를 잡아뜯긴 남자의 두 눈에 보인것은, 선명하게 붉게 번득이는 그녀의 두 눈, 머리카락에 베여서 피투성이가 된 자신의 손바닥과 잡아뜯은 두 다리를 뼈만 남기고 깔끔하게 뜯어먹고 있는 그녀였다. 그녀가 뜯어먹은 두 다리에서 유일하게 남은 것은, 신발이 신겨진 발뿐이었다. 근육 뿐 아니라 지방, 핏줄까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순식간에 깔끔하게 먹어치운 그녀는 다리뼈를 분리한 다음 다리뼈에 붙어있는 관절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그리고 이내 깔끔하게 발골된 다리뼈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렇게 하면 다리가 없으니까 그 애한테 접근하기도 힘들겠지? 뭐... 먹잇감인 인간의 안위따위는 내 알 바 아니니까, 니가 죽을지 어떨지는 운에 맡기는 게 좋을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지, 누군가 널 발견해줄지도... 여기, 그래도 지나가는 사람은 꽤 있거든. "
"......! "
"그럼, 잘 먹었습니다. 바이바이~ "
두 다리를 깨끗하게 뜯어먹은 그녀는, 만족한 듯 머리카락으로 휘감았던 남자를 대로변으로 던졌다.
그리고 다음날.
"혹시 규형씨 여기 있어? "
"아뇨, 여기 안 왔어요. 왜요? "
"오늘 출근을 안 했어. "
"예? 출근을 안 했다고요? "
"무슨 일이 있는건지 전화도 해봤는데 받질 않네... 진짜 뭔 일이라도 생긴 거 아닌가 몰라. "
"연락도 안 된다고요?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
뒷골목으로 들어가는 어귀에서, 남자는 숨이 붙어있는 채로 발견됐다. 하지만 과다출혈로 저승에 가기 일보 직전이었던데다가 두 다리가 없어서 출근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그를 발견하고 119를 부른 덕에 병원에 실려가서 수술을 받긴 했지만, 이미 날아간 두 다리는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그는 휠체어 신세를 져야만 했다. 두 다리가 날아가게 된 경위를 경찰에게도 얘기했지만, 경찰은 사람이 사람 다리를 그렇게 잡아 뜯을 리가 없지 않느냐면서 그가 말했던 것들을 과다출혈때문에 의식이 혼탁해진 상태에서 헛것을 본 정도로 치부했다.
수술을 한 후로도 한동안은 입원을 해야 했던 그를 대신에 회사에 연락한 것은 그의 엄마였고, 연락을 받은 회사 대표는 그를 만나기 위해 병원까지 직접 찾아왔다.
"오규형씨,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
"대... 대표님... 저, 수술 받고 나아지긴 했는데... 다리가 없어졌어요... "
회사 대표는 골반 밑으로 없어진 그의 몸을 보고 있었다. 그의 엄마는, 그는 사고를 당해 엉덩이 밑으로 유실되었고, 그것때문에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서 휠체어를 타게 됐다면서 수술때문에 연락이 늦어졌다고 했다.
"나지선씨와 인사팀, 그리고 오규형씨 부서 부서장을 통해서 전부 전해들었습니다.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
"무슨... 짓이라뇨...? "
"나지선씨를 1년 가까이 스토킹하면서 괴롭히셨잖습니까. 나지선씨가 일하는 부서에 가서 업무 방해한 것, 야근 핑계로 나지선씨가 퇴근할 때 따라붙어서 지하철 역까지 갔던 것, 나지선씨가 어느 역에서 내리는지 확인하려고 했던 것, 그리고 나지선씨가 자취를 시작했다는 얘기를 듣고 자취방을 알아내려고 미행했다는 것 까지 전부 들었습니다. "
"...... "
"이대로 오규형씨를 회사에 계속 뒀다간 무슨 일을 또 벌이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회사 대표로서, 그런 리스크를 안고 가면서까지 오규형씨를 계속 직원으로 둬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요. 저에게는 다른 직원들의 안전도 중요하니까요. "
"그, 그럼... 저는 어떻게... "
"오규형씨, 당신은 해고입니다. 근 1년동안 우리 회사에서 일한 것들이 있으니 몸이 다 낫는대로 인수인계 하러 한 번은 방문하셔야 하지만, 오규형씨가 방문하는 날 나지선씨는 출장을 보내건, 연차를 쓰건 회사 건물 안에는 없게끔 할 예정입니다. "
"그럼... 지선씨랑 아예 못 만나게 되는건가요? "
자기 아들이 회사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대표를 통해서 전해들은 남자의 엄마는, 해고 통보를 듣는 와중에도 끝까지 자기가 스토킹하던 여자를 더 이상 못 만나게 되는거냐고 묻는 남자의 발언에 기함했다. 스토킹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서 이 지경이 됐는데도 끝까지 따라붙을 생각인 남자를 보면서, 그의 엄마는 퇴원하자마자 인수인계 시키고 본가로 바로 데려가겠다며, 이후 집에서는 단 한 발짝도 못 나가게 하겠다면서 대표에게 연신 사과했다.
한편, 한번도 예약을 취소한 적 없었던 고객의 정육점 예약이 취소된 것에 놀란 만티코어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지 전화했다.
"예약 취소했던데, 무슨 일 있었어? "
"아니, 별 일 없어. 예약하려던 찰나에 신선한 먹잇감이 나타났거든. 스토커라던가... ”
"뭐? 스토커? 설마 너를 스토킹하는 사람이라도 있었어? 아니면 설마... 들킨거야? "
"아냐, 그건 아니고... 다른 사람을 스토킹하는 사람이었어. 연락처같은 건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물리적으로 따라붙으려고 하는 것 같길래 다시는 그런 짓 못 하게 두 다리만 먹어치웠지.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정육점 가게 되면 해줄게. "
"알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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