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XX/9/18 10:03:13 ID: u8Eji8565j
남친이 식탐이 좀 있는데, 음식 뺏어먹는건 기본이고 나눠먹는다, 같이 먹는다, (남은걸) 뒀다 먹는다는 개념이 없어서 음식이 나오면 자기 몫은 다 처먹고 남의 몫까지 넘봄.
피자는 토핑만 먹고 테두리 남겨놓고(한판을 다 이렇게 해둠), 치킨은 다리 날개 지가 다 뜯어먹고 퍽퍽살만 남겨놓고, 김밥같은 거 나눠주려고 좀 많이 쌌다 싶으면 지가 다 가져가고(결국 남겨서 버림), 내 자취방에 나 없을때 도어락 따고(비번 알고 있음) 들어와서 나중에 먹으려고 사둔 음식도 멋대로 다 처먹음.
2: 20XX/9/18 10:13:23 ID: gHWe7Pc4dZ
1>>
주거침입죄 쌉가능인데?
3: 20XX/9/18 10:25:45 ID: u8Eji8565j
2>>
당연하게도 주거침입죄로 고소했음 ㅋㅋ
4: 20XX/9/18 10:28:00 ID: gHWe7Pc4dZ
3>>
올 ㅋ
5: 20XX/9/18 10:37:47 ID: OHiUAGqnJ4
3>>
저놈이 순순히 지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6: 20XX/9/18 12:03:15 ID: u8Eji8565j
5>>
그치.
일단 음식 훔쳐먹는건 몰래 집에 홈캠 설치해서 증거 확보하고, 집 도어락 비번 바꾸고 바꾼 비번도 털렸을까봐 보조키까지 잠갔음. 보조키 열쇠는 나만 갖고있고 여벌 열쇠도 없어서 그거 잠그면 비번 알아도 집에 못들어가거든. 그랬더니 이놈이 우리집 도어락 번호 뭐냐고 묻길래 ‘왜? 또 몰래 들어가서 다 처먹게?’하고 증거 영상 찍은거랑 집 근처 경찰서 정문 찍은거 보냈음.
그랬더니 다시는 식탐 안 부리겠다, 고소는 다시 생각해봐라, 그래도 사랑하는 사이 아니냐면서 비는데 니가 내 음식 다 쳐 뺏어먹는거, 그리고 집까지 몰래 들어와서 도둑마냥 내 음식 다 처먹는거 보면서 정 떨어졌다고 했음.
나중에 전남친 부모님이 미안하다고 연락하면서 이놈은 회사 관두게 하고 아예 본가로 데려갈거고, 귀왕사 한달살이 시킬거라고 하셨어. 원래 본가에서는 아버님이 이놈을 컨트롤하고 있었는데, 직장이 서울이라 통근하기 힘들다고 해서 자취시켰더니 본성이 나온 것 같다고 하더래. 실제로도 전남친 부모님이 올라왔던 날은 식탐을 참는 게 눈에 보이기도 했고... 그때 전남친 어머님이 갈비찜 해주셨는데, 평소에는 갈비찜 나오자마자 갈비로 밥을 덮던 사람이 그 날은 웬일로 한점한점 차분히 먹더라고.
7: 20XX/9/18 12:23:45 ID: u8Eji8565j
6>>
그 전에도 식탐때문에 헤어지자고 할때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 식탐 고치겠다고 했었는데 사흘이 뭐야, 하루도 못 가서 또 식탐 부렸기 때문에 이놈니 사과하는 건 못믿음. 아니 안믿음.
8: 20XX/9/18 12:36:17 ID: gHWe7Pc4dZ
7>>
식탐이 작심하루네. 아니다, 하루도 못 간 거면 작심반나절인가?
9: 20XX/9/18 12:44:19 ID: vHFfY5eZyw
8>>
작심반나절 ㅋㅋㅋㅋㅋㅋ
10: 20XX/9/18 12:44:54 ID: OHiUAGqnJ4
7>>
귀왕사 보내면 저것도 해결해주나?
11: 20XX/9/18 13:00:01 ID: u8Eji8565j
10>>
보내보면 알겠지.
12: 20XX/9/18 13:20:42 ID: 22uVwUVH5Y
남친이랑 연애중인데, 모르는 번호로 연락 와서 자기가 남자친구 여친인데 너 누구냐고 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여친인데 너 누구세요? 했더니 언제부터 만났냐고 하는거야. 자기는 작년 1월부터 만났다면서. 그래서 저는 올해 1월이요, 했더니 그때구나, 하면서 한번 만나자고 했어. 한번 만나서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주겠다면서.
그래서 번호의 주인(이하 주인)을 만났지.
13: 20XX/9/18 13:27:40 ID: vHFfY5eZyw
12>>
양다리였음?
14: 20XX/9/18 13:33:53 ID: OHiUAGqnJ4
13>>
그런가본데?
15: 20XX/9/18 14:20:23 ID: 22uVwUVH5Y
12>>
주인을 만나서 서로 얘기를 맞춰봤는데
1. 올 1월에 1주년을 앞두고 갑자기 남자친구가 잠수를 탔었다. 아마 그때 나를 만나서 연애한 듯 했다.
2. 혹시 회사 다니시는지? (아직 취준생이라고 하자) 혹시 주말에 데이트 한 적 있었는지? (없어요) 그렇겠죠, 주말에 나랑 데이트 했으니까요. 당신(나)은 취준생이라 평일에 널럴해서 평일에 만난겁니다.
3. 혹시 그놈이 100일, 200일같은 기념일을 틀리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기념일 틀린 적 있다고 하자) 혹시 어떻게 틀렸는지 기억하세요? (얘기해줌) 그 날짜는 저랑 기념일입니다. 그놈이 날짜감각이 없어서 기념일같은 거 종종 헷갈려요. (심지어 처음 만난 날짜도 비슷) 그리고 그놈이 당신이랑 왔었다고 우겼던 곳 중 당신 기억에 없던 곳도 저랑 갔던 곳입니다.
4. SNS에 데이트 사진 올리지 말라고 했죠? 제가 볼까봐 그런겁니다.
여기까지 말 맞춰보니 주인이 여친이고 내가 세컨드였음.
16: 20XX/9/18 14:32:46 ID: 22uVwUVH5Y
15>>
근데 그 분은 어떻게 양다리 걸치는 걸 안 거임?
17: 20XX/9/18 14:56:20 ID: 22uVwUVH5Y
16>>
주인 친구(이자 내 사촌)가 목격하고 알려줌. 주인도 처음에는 둘다 조져버릴까, 했는데 친구가 ‘얘가 내 사촌인데, 얘 성격상 작정하고 얘쪽에서 꼬신 건 아닌 것 같으니 일단 얘기를 한 번 해봐라. 남자쪽에서 속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서 만나서 얘기부터 하자 한 거야.
여러가지로 말을 맞춰보니 주인도 나도 둘다 피해자였고, 우리는 연합해서 이놈을 엿먹이기로 했어.
18: 20XX/9/18 15:10:02 ID: vHFfY5eZyw
17>>
한명당 싸대기 한쪽씩 때린거임?
19: 20XX/9/18 15:57:00 ID: 22uVwUVH5Y
18>>
일단 둘이 같이 아는 남친 친구들한테 이놈이 양다리 걸치고 다닌 걸 다 퍼트렸어. 그리고 남친 회사로 같이 찾아가서 일부러 수라장을 만들어줬지.
회사로 둘이 찾아가니까 남친이 동공지진을 일으키는데, 주인은 ‘잠수탈동안 이 여자 만나면서 양다리 걸쳤더라?’하고 나는 그 옆에서 우는 연기 하면서 ‘그렇게까지 해서 어린 여자랑 만나고 싶었어? 그래서 좋았어? 재밌어?’함. 다른 사원들은 수군수군거리고, 그놈은 나가서 얘기하자면서 우리 둘을 데리고 나가려고 했어.
그때 주인이 남친 뺨을 때리면서 ‘여러분! 이놈 여친 있는데도 없는 척 하고 어린 여자 갖고논 파렴치한이니까 소문 많이 내주세요!!’하고 소리쳤음. 나는 그 옆에서 ‘이사람 여친 없다, 솔로라고 하는거 믿지 마세요!! 저도 그 말 믿었다가 피봤습니다!!’하면서 반대쪽 뺨 때렸고.
20: 20XX/9/18 16:05:21 ID: vHFfY5eZyw
1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 20XX/9/18 16:20:42 ID: u8Eji8565j
19>>
회사에 소문 파다하게 났겠구만.
22: 20XX/9/18 16:53:30 ID: 22uVwUVH5Y
21>>
주인 말로는, 며칠 후에 울면서 전화하면서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달라고 빌었대. 사람들이 수군거려서 회사에 갈 수도 없고, 업무도 제대로 안된다면서. 주인이 응 니 업보~ 하고 끊어버렸더니 나한테 전화했는데, 그걸 오빠가 받아서는 너 여친 있으면서 속이고 내 동생 만난거라며? 한번만 더 연락하면 니 척추 순서를 바꿔버린다. 하니까 쫄아서 바로 끊어버림.
23: 20XX/9/18 17:08:25 ID: OHiUAGqnJ4
22>>
오빠분이 많이 무서우시니…?
24: 20XX/9/18 17:14:31 ID: 22uVwUVH5Y
23>>
이종격투기 해.
25: 20XX/9/18 17:22:12 ID: OHiUAGqnJ4
24>>
바로 끊을 만 했네.
26: 20XX/9/18 17:45:02 ID: 22uVwUVH5Y
22>>
아, 그놈은 꾸역꾸역 회사 다니다가 지방으로 좌천돼서 관두긴 했어. 그놈이 원래 회사에서도 그렇게 평판이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꼬투리 잡혔다고 하더라고.
27: 20XX/9/18 17:56:02 ID: gHWe7Pc4dZ
26>>
동종업계에도 소문났을텐데 이제 이직 어쩌나…
28: 20XX/9/18 18:01:19 ID: u8Eji8565j
27>>
망한거지.
29: 20XX/9/18 18:12:06 ID: heA78ibtvw
남편이 편식이 좀 심한데, 시댁이랑 합심해서 편식하는거 고쳤음.
30: 20XX/9/18 18:23:05 ID: gHWe7Pc4dZ
29>>
알러지 이런거 아니고 찐 편식임?
31: 20XX/9/18 19:20:39 ID: heA78ibtvw
30>>
ㅇㅇ. 풀때기 안 먹고 생선 안 먹고 오직 고기만 쳐먹는 찐 편식임. 밥상에 고기반찬 없으면 밥 안먹고 배달음식 시켜먹어. 주로 시켜먹는건 엽떡인데, 맵고 자극적인거 좋아해서 매운 폭립 이런것도 종종 시켜먹음. 당연히 고기반찬이어도 수육보다는 이런 양념육 위주로 먹고.
시댁이랑 합심하게 된 계기는 남편이 골고루 안 먹다보니 건강검진에서 계속 식단 이런 식이면 통풍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경고한 거였음. 그때도 이놈은 우우웅 통풍이 모예요오? 이런 반응이었고, 통풍이 뭔지 알게 됐을때도 아 그래? 근데 지금 통풍인건 아니잖아? 라면서 여전히 고기만 줏어먹었어.
시어머니한테 건강검진 결과 얘기하면서 이사람 밥상에 고기 없으면 밥도 안먹어요 어머님~ 잘못하면 통풍 온다는데도 그래요~ 하고 하소연했더니 미안하다, 30년 넘게 못 고쳐서 결국 이 사달이 났구나 하면서 작전을 짜주셨어.
32: 20XX/9/18 19:33:52 ID: OHiUAGqnJ4
31>>
통풍 걸리면 진짜 식단 타이트하게 잡던데 저 남편이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33: 20XX/9/18 19:54:55 ID: u8Eji8565j
32>>
저 성격이면 감당 못 해. 약먹으니 괜찮겠지? 하고 뱃속에 고기 때려박아서 의사쌤한테 개같이 혼나도 정신 못 차릴걸?
34: 20XX/9/18 21:12:33 ID: heA78ibtvw
31>>
일단 시어머니가 짠 작전은 이거였어.
1. 일단 고기반찬을 올리지 마라. 그리고 밥상머리에서 불평하면 이혼하자고 해라. 그러면서 우리를 부르면 우리가 집으로 데려가겠다.
2. 이대로 식단 어기면 내일모레 통풍이라고 했지? 아는 사람 중에 통풍환자인 분이 계신데, 그 분한테 감수 받아서 통풍 환자 식단 짠 다음에 일주일동안 그것만 멕여보마.
3. 이러고도 정신 못 차리면 귀왕사 보내자. 거기는 밥 남기면 안되고, 절밥에는 고기가 안 들어간다.
그 작전대로, 나는 그날 저녁 밥상에 고기반찬을 뺐어. 그랬더니 남편이 밥상에 고기가 없다는 이유로 또 입이 댓발은 나와서 ‘나 시켜서 먹을거니까 너 먹었으면 다 치워!’하길래 그래, 시켜라, 그리고 내일 이혼서류 가져올게 그거 쓰자, 그러다가 통풍 온다는데도 정신 못 차리고 고기만 찾는 거 보니 내가 너 통풍 걸리면 수발해줄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 같은데, 그거 크나큰 오산이다 해 주고 시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이놈 편식때문에 못살겠다고 화내는 연기를 했지.
그리고 시어머니는 시아버지랑 같이 한달음에 달려와서 미안하다, 일주일만 주면 이놈 편식하는거 싹 고쳐주겠다(물론 연기임) 하고 남편을 시댁으로 데려갔어.
35: 20XX/9/18 21:16:37 ID: OHiUAGqnJ4
34>>
그리고?
36: 20XX/9/18 21:53:24 ID: heA78ibtvw
35>>
시어머니 남동생도 통풍이 있는데, 그 분한테 조언을 들어서 피해야 하는 음식들을 빼고 밥을 차렸지. 근데 알다시피 통풍 환자들이 피해야 하는 음식이 진짜 많잖아. 무조건 야채만 먹는것도 아니고 특정 야채, 특정 생선만 먹어야 하고 어떤건 슈퍼푸드임에도 통풍에는 안 좋아서 피해야 하고… 그 피해야 하는 것들 중에 남편이 좋아하는게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김이고 다른 하나는 고기였어.
당연히 남편은 밥상에 고기가 없잖아! 나 사먹을거야! 하는데 시아버지가 ‘이 집에 배달음식 들이는 순간 너 호적에서 파버릴거고, 며늘아기한테 연락해서 바로 이혼서류 접수하라고 할 거다. 그리고 네 몫의 유산은 전부 니 동생한테 줄 거다.’라고 했더니 멈칫. 배달도 못 시키고, 채소랑 흰살생선만 있는 밥상을 울며 겨자먹기로 먹었어.
37: 20XX/9/18 22:24:26 ID: heA78ibtvw
36>>
그렇게 한 사흘정도 먹었을 무렵, 시아버지가 남편한테 얘기했지. ‘너 고기만 먹어서 잘못하면 통풍 오게 생겼다면서? 지금 골고루 안 먹어서 통풍 오면 평생 이렇게 먹어야 한다. 용식이 삼촌(엄마 남동생) 알지? 용식이 삼촌은 30대에 통풍 진단 받고 몇십년을 이렇게 먹어왔다. 그 좋아했던 맥주도 통풍때문에 끊었어.’하심.
남편은 그날 뭔가 깨달은 게 있는지 나한테 사과함.
38: 20XX/9/18 22:33:55 ID: vHFfY5eZyw
37>>
귀왕사까지는 안 가도 되겠네.
39: 20XX/9/18 22:50:52 ID: u8Eji8565j
38>>
고기만 처묵하다가 성인병 와서 평생 제한된 식단 먹는것보단 주는대로 얌전히 먹는게 낫다는 사실을 깨달은듯.
40: 20XX/9/18 23:12:35 ID: heA78ibtvw
39>>
그런가봐 ㅋㅋ
그 뒤로는 뭘 차려주든 주는대로 먹어. 그리고 운동도 시작했음.
41: 20XX/9/18 23:22:21 ID: qiWdlZgibk
직장 상사중에 거래처한테 뒷돈받는 사람 있었는데, 그분 사장님한테 찔러서 손수 퇴사시켜줌. 여기서는 그 상사를 뒷상사라고 하겠음.
42: 20XX/9/18 23:35:58 ID: PloqEssuTi
41>>
그런 게 없을 수는 없겠지만… 보통은 접대정도에서 끝나지 않아? 진짜 현찰로 받은거임?
43: 20XX/9/18 23:51:31 ID: qiWdlZgibk
42>>
접대도 받고 현찰도 받고. 솔직히 접대까지는 뭐 그래 다들 하는거니까 하고 넘어갔는데, 현찰도 받더라. 심지어 현찰 요구하는 것도 남아있었음.
44: 20XX/9/19 00:08:16 ID: vHFfY5eZyw
43>>
어떻게 안 거임? 그런거 보통은 직접 말 안하고 돌려말하잖아.
45: 20XX/9/19 00:40:43 ID: qiWdlZgibk
44>>
그치. 돌려말하지.
그분이 뒷돈 좀 찔러달라는 신호는 뜬금없이 책 한 권 사달라고 하는거였는데(사야 되는 책 링크 보내줌), 그 책 사이에 돈봉투를 껴서 건네는 게 뒷돈 받는 법이야. 그러면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책 선물 하는거니까 뒷돈이 껴있는 줄 모르잖아.
거래처에서 책 주러 온 날 뒷상사가 연차라서 내가 대신 받았어. 그래서 아 책이구나 하다가, 책 사이에 삐져나와 있던 봉투를 발견했지. 내용물을 슬쩍 확인해보니 신사임당이 들어있길래, 일단 봉투가 끼워져 있었던 거랑 봉투 안에 든 돈을 찍은 다음 뒷상사 자리에 올려뒀어.
46: 20XX/9/19 00:44:26 ID: vHFfY5eZyw
45>>
그리고?
47: 20XX/9/19 01:02:13 ID: qiWdlZgibk
46>>
뒷상사 자리에 있는 다른 책들도 조사해봤는데, 거래처에서 준 책 중 바빠서 아직 못 읽어본 책에 봉투가 꽂혀있는 거, 그리고 봉투에 돈이 들어있던 걸 발견했지. 물론 이것도 사진 찍었음.
48: 20XX/9/19 01:13:14 ID: PloqEssuTi
47>>
그 업체, 사내 평판은 어떰?
49: 20XX/9/19 01:36:37 ID: qiWdlZgibk
48>>
납기일도 맨날 간당간당하고, 불량 나와도 얼레벌레 교환만 해주고 넘어가려고 해서 다들 저기랑 대체 왜 거래하지? 함. 심지어 단가도 그렇게 싼 편이 아닌데, 단가를 슬금슬금 올려서 부르다보니 이정도면 해외 공장에서 떼오는게 해외배송 비용까지 감안해도 더 쌀 정도임.
50: 20XX/9/19 01:59:00 ID: qiWdlZgibk
49>>
아예 그 거래처 담당을 뒷상사가 하면서 우리한테는 클레임같은 거 다 자기한테 맡기라고 해놓고, 클레임 덮어준다는 명목으로 접대받고 뒷돈받고 얼레벌레 넘어간거지. 불량 나왔어? 아이 내가 따져줄게. 단가? 내가 협상해볼게. 납기일? 내가 재촉해줌. 이런 식으로.
51: 20XX/9/19 02:08:10 ID: 22uVwUVH5Y
50>>
뒷돈때문에 거래하나?
52: 20XX/9/19 02:49:51 ID: qiWdlZgibk
51>>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사장님께 그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뒷상사가 거래처에서 책을 선물로 받을 때가 있는데, 보니까 책에 이런게 꽂혀져 있더라. 이게 한두권도 아니고 확인한것만 서너권이고, 이전에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나랑 동행했을 때 보였던 행동들(아무렇지도 않게 접대 얘기 하던 거, 뒷돈 요구하던거)도 다 얘기했어.
보고를 받은 사장님이 제일 먼저 하신 행동은, 뒷돈 준 회사에 직접 연락하는 것이었어. 그 담당자 말고 대표한테 직접. 그 거래처가 꽤 오랫동안 거래해왔던 곳이었는데, 담당자를 뒷돈 찔러주는 사람으로 바꾼 후로 직원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아졌고, 사장님도 전부터 여러가지 이슈때문에 차질을 빚었다는 보고를 종종 받았던데다가, 단가도 슬금슬금 올리려는 게 보였거든.
53: 20XX/9/19 03:22:25 ID: qiWdlZgibk
52>>
사장님은 거래처 대표한테 연락해서 더이상 거래할 수 없다, 지금까지 단가 납기일 불량품 전부 말이 많았고, 그것때문에 담당자 통해서 몇번이나 얘기했는데도 개선의 여지가 없었다고 하셨어. 그랬는데 거래처 대표 반응이 뭔가 이상한거야. 네? 보고요? 클레임이요? 저희 그런거 받은 적 없는데요?
이 반응을 보고 뭔가 켕기는 게 있다는 걸 직감한 사장님은 일단 뭔가 문제가 생겨도 단단히 생긴 듯 하니, 그 담당자를 같이 불러서 여기서 사자대면을 합시다, 했어. 그래서 며칠 후 거래처 대표, 담당자, 우리 사장님, 뒷상사, 나까지 오자대면이 성립됐지.
54: 20XX/9/19 03:38:41 ID: gHWe7Pc4dZ
53>>
네명은 당사자니 그렇다 치고, 님은 왜 거기 끼는거임?
55: 20XX/9/19 04:02:06 ID: qiWdlZgibk
54>>
내가 사장 아들이라.
나 사실 그 회사 물려받으려고 거기서 일하고 있는거임. 일하면서 실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해놔야 운영할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56: 20XX/9/19 10:08:16 ID: qiWdlZgibk
55>>
일단 오자대면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요약하자면
1. 담당자가 바뀌면서 단가를 슬금슬금 올렸다고 했는데, 정작 대표는 단가를 올린 적이 없었음. 그러니까 지금까지 단가를 올렸던 건 지가 차액 해먹으려고 올렸던거였음. 원래 단가가 개당 500원이면 슬금슬금 550원, 600원 이런 식으로 올리는건데 그렇게 해서 회사에는 500원만큼만 주고 나머지를 슈킹한거지. 단가를 올리면 올릴수록 슈킹하는 액수도 커지는거임. 이게 가능했던 건 지금까지 뒷상사가 대금 지불도 담당했기 때문임. 이 건에 대해서 뒷상사도 조사했는데, 뒷상사도 단가 뭐 적당한 핑계 대주겠다면서 슈킹하는데 협조했다는 게 밝혀졌음.
2. 클레임 건에 대해서 뒷상사가 담당자 통해서 전달한 건 맞는데, 그걸 무마해주겠다는 핑계로 접대를 받았음. 그러니까 전혀 개선이 안됐던거지. 당연하게도 뒷돈 주고 대접해가면서 무마했기때문에 클레임이 거래처 대표 귀에 들어갈 일도 없었음. 여기까지 들은 거래처 대표 격노함.
57: 20XX/9/19 10:20:30 ID: PloqEssuTi
56>>
님도 그 접대인가 하는거 따라간 적 있었음?
58: 20XX/9/19 10:42:52 ID: qiWdlZgibk
57>>
ㄴㄴ. 접대는 1:1로 하기 때문에 나는 안 감. 한번 우연히 본 적은 있었는데, 그 왜 거리에 보면 다 막혀있고 간판에 미향 설레임 이런 단어 쓰여있는 집 들어가는 걸 봤음. 물론 안 들키게 영상 찍어놨고, 그것도 뒷상사가 접대 받은 증거로 제출했어.
59: 20XX/9/19 11:33:55 ID: qiWdlZgibk
56>>
3. 그럼 클레임을 직접 제기하면 안되느냐고 할 수도 있는데, 어차피 우리가 아는건 뒷상사한테 뒷돈 줬던 그 담당자 번호 말고는 없음. 다른 사람들이 직접 그 담당자한테 연락해서 이의 제기해도 아 예예 적당히 하겠슴다 하고 넘어가기때문에 뒷상사 통해서 제기하나 직접 연락하나 그놈이 그놈임. 뒷상사가 자기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했는데 이 결과에 대해서는 2번으로 넘어감.
4. 애초에 불량 이슈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게, 뒷상사가 일부러 기한을 좀 더 촉박하게 불렀음. 원래 우리쪽에서 7일 잡은걸 4-5일 기한으로 잡고 부른다던가... 그래서 거기서도 야근에 철야까지 뛰다보니 그렇게 된 거더라. 여기서 우리 사장님 격노. 불량 나오면 교환하느라 또 한세월이기때문에 우리도 물량 맞추기 힘들어지거든...
60: 20XX/9/19 12:22:32 ID: qiWdlZgibk
59>>
5. 뒷돈 받은거 걸려서 빡친 뒷상사가 이성을 상실한 채 나보고 ‘X발 니가 뭔데 사장한테 꼰질러?’라고 하니까 사장님이 ‘얘? 차기 사장인데?’하심. 뒷상사 X됐다는 표정 지음. 내가 '지금까지 차기 사장 앞에서 잘도 그런 짓을 하셨네요.'하니까 뒷상사 표정 완전 썩음. 거래처 대표님이랑 우리쪽 사장님 빡쳐서 니들은 법무팀 갈아넣고 직접 조진다 함. 뒷상사랑 담당자 둘다 죽을 날 받아놓은것처럼 표정 썩었음.
61: 20XX/9/19 12:34:56 ID: 22uVwUVH5Y
59>>
뒷상사는 뒷돈먹고 담당자는 꼬불치고… 잘 한다.
62: 20XX/9/19 12:36:01 ID: gHWe7Pc4dZ
60>>
아니 ㅋㅋㅋㅋㅋㅋ 사장 아들 앞에서 ㅋㅋㅋㅋㅋㅋ
63: 20XX/9/19 13:30:32 ID: qiWdlZgibk
60>>
그 뒤로 각자 회사에서 감사 들어갔는데, 거래처 담당자는 뒷상사한테 뒷돈준거, 접대한거 잡비처리한거(룸싸롱에서 접대한 것도 있었음), 클레임 묵살한거 걸렸고 뒷상사는 거래처 담당자랑 지들끼리 클레임 무마한거, 뒷돈+접대 받은거 다 걸림. 그리고 거래처에서 단가 올려서 챙긴 뒷돈으로 뒷상사한테 찔러준 거랑 슈킹하는거 도와준 혐의도 있었음. 그래서 둘 다 사이좋게 소송+징계해고 엔딩이지.
자기 짤리게 생겼으니까 나보고 사장님한테 잘좀 말해줘라, 그동안 회사에 내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아냐고 하는데, 내가 ‘거래처한테 뒷돈 받아먹고 둘이 회사돈 슈킹한 게 어딜봐서 기여한거예요? 님보다 생산팀 직원들이 더 기여한 게 많을걸요?’라고 하니까 아무 말도 못 함. '그리고 차기 사장으로써 말씀드리는건데, 그동안 뒷돈받고 둘이 해먹은 거 빼더라도 당신은 제가 사장 되면 바로 모가지예요.'라고 하니까 다리에 힘 풀렸는지 그 자리에 주저앉음.
64: 20XX/9/19 13:42:57 ID: gHWe7Pc4dZ
63>>
술집 주머니 불려주는데는 기여했겠네.
65: 20XX/9/19 13:52:36 ID: 22uVwUVH5Y
6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6: 20XX/9/19 13:55:58 ID: vHFfY5eZyw
63>>
뒷돈 말고도 뭐가 많았는가배?
67: 20XX/9/19 14:36:22 ID: qiWdlZgibk
66>>
사원들 사이에서는 평판이 안 좋아.
아랫사람들이 내놓는 기획안 같은 것도 좀 쓸만하다 싶으면 가로채서 지가 한것마냥 올리고(나도 당한 적 있음), 업무시간에 보고 안 하고 외부 나간 적도 있었음. 담탐 말고 아예 외출 나간 걸 말하는거야. 업무시간에 다른 부서 가서 노가리깐답시고 업무 방해한 적도 있고, 여사원들한테 껄떡댄 것도 있고, 거래처 미팅 지각한 적도 있었음.
아무튼 까보면 대체 지금까지 어떻게 회사를 무사히 다닌건지 궁금할 정도임.
68: 20XX/9/19 14:48:44 ID: emUV54be8m
직장 동료 엿먹여준 이야기. 이놈이 내 기획안 쌔려가려다가 되려 역풍맞았어.
여기서는 호칭을 쌔림이로 하겠음.
69: 20XX/9/19 15:00:51 ID: PloqEssuTi
68>>
기획안을 쌔려가서 자기 이름으로 내는거임?
70: 20XX/9/19 15:43:53 ID: emUV54be8m
69>>
ㅇㅇ.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데, 내가 곰이고 쌔림이가 그 되놈인거지.
평소에 친하지도 않던 녀석이 자꾸 내 자리에 얼쩡거리는 게 뭔가 수상해서, 나는 작업본 폴더를 숨겨두고 모든 파일을 PDF로 저장했어. 요즘은 PDF도 내용 수정이 가능해졌다지만, 아무래도 원본 파일을 건드리는것보단 힘들 거 아냐. 그리고 부비트랩을 하나 팠어. 집에서 안 쓰는 USB를 하나 가져와서, 그 안에 기획안 파일이 든 것처럼 연기했지. 실제로는 만기된 공인인증서만 들어있었지만.
그랬더니 이놈이 그 USB를 훔쳐갔어.
71: 20XX/9/19 16:37:27 ID: emUV54be8m
70>>
그리고 기획안 제출 당일, 쌔림이는 훔친 USB 안에 든 기획안을 열어보려고...했으나, 그 USB는 지문 인식을 해야 안에 있는 파일이 열리는 구조였어. 핸드폰 지문인식 비슷하게, USB 본체에 지문 인식하는 부분이 있는 구조임.
당연하게도 그 USB에 인식되어있는 지문은 내 지문이고, USB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유틸리티를 통해 지문을 변경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포맷도 같이 되는 구조라 쌔림이는 그 USB 내부 파일에 접근하지도 못 하고, 계속 잠긴 폴더를 열려고 시도했지만 그 폴더를 열려고 하면 잠금을 풀 수 없다는 메시지가 쌔림이를 반겼지. 그 USB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기때문에 어차피 열어봐야 뭐 없었지만, 내 연기에 속아넘어갔던 쌔림이는 그 안에 든 기획안을 놓칠 수 없어서 어쩌지 어쩌지 할 뿐이었어. 그 동안, 나는 작업해 둔 기획안을 프린트해서 제출했고.
72: 20XX/9/19 16:48:04 ID: 22uVwUVH5Y
71>>
데드라인 가까워져 올 수록 똥줄타겠는데?
73: 20XX/9/19 17:09:26 ID: emUV54be8m
72>>
똥줄타지. 근데 내 자리에서 훔쳐온걸 들키기때문에 나한테는 못 물어보고 지 혼자 어쩌지 어쩌지 하는거야.
74: 20XX/9/19 18:18:28 ID: emUV54be8m
71>>
그러다가 데드라인 한시간 전이 됐을 때, 사수가 언제쯤 끝나는건지 보려고 왔다가 USB때문에 끙끙대는 쌔림이를 본 거지. 다른 사람들은 거의 끝물이거나 제출을 마쳤을 시간인데, 얘는 혼자서 USB를 뺐다 꼈다 하는게 이상했던 사수는 쌔림이에게 뭐 문제라도 있는지 물었어. 쌔림이는 USB가 안 열려서요...라고 했는데, 그 USB가 좀 마이너한 거라 사수도 이게 왜 안 열리는지 몰랐어. 그래서 IT팀까지 불렀는데, IT팀 팀원들도 이게 뭐지...? 하고 가기를 반복. 그렇게 한 20분쯤 지나서 IT팀 과장님이 오셨는데, 그 과장님은 이게 지문 인식 USB라는 걸 알고 계셨어. 그래서 지문을 대면 열리는 구조라고 하면서 몸체에 지문을 닿게 해서 열어보라고 했는데...
당연히 내 지문이랑 불일치하니까 USB가 안 열리지. 폴더가 안 열리는 걸 본 IT팀 과장님은 '이거 쌔림씨 USB 아닌가?'하고 물었고, 쌔림이가 아무 말도 못 하자 '다른 손가락으로도 다 해봤어?'라고 물었어. 그리고 왼손/오른손 합해서 열손가락을 다 해봤는데도 안 열리는거야. 이걸 열려면 주인을 찾아서 지문을 인식시키거나, 유틸리티를 설치해야 하는데 회사 컴퓨터에 그런 걸 설치할 수 있을 리도 없고, 설치했다간 USB가 포맷되고, 퇴근시간은 30분 전이고, 얘는 진짜 똥줄이 오지게 타는거지.
75: 20XX/9/19 18:27:45 ID: gHWe7Pc4dZ
74>>
이게 금요일에 있었던 일임?
76: 20XX/9/19 18:32:35 ID: PloqEssuTi
75>>
그건 왜?
77: 20XX/9/19 18:44:52 ID: gHWe7Pc4dZ
76>>
불금에 저러면 진짜 똥줄타거든.
78: 20XX/9/19 18:48:38 ID: emUV54be8m
75>>
금요일이긴 했음 ㅋㅋ
79: 20XX/9/19 19:48:54 ID: emUV54be8m
78>>
이 사태를 지켜보던 사수는 쌔림이한테 '이거 쌔림씨 거 아냐? 왜 본인 지문으로 하는데 하나도 안 맞아?'라고 물었고, 쌔림이는 아무 말도 못 했어. 그 타이밍에 내가 사수한테 보고하러 왔다가 그 USB가 쌔림이 자리에 있는 걸 봤어. 내가 어? 이거? 하니까 IT팀 과장님이 이거 알아? 하시길래, IT팀 과장님한테 이거 내껀데 왜 여기 있는거냐고 물었음. 그리고 내 지문 인식해서 열리는 거 보여줬는데, 그 USB에 들어있는 게 오래된 공인인증서라고 했잖아? 거기서 연기를 한 거지.
'이 USB, 공인인증서 쓸 일이 있어서 챙겨온거예요. 근데 이게 왜 여기 있지?'
그 얘기를 들은 쌔림이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얘졌고, 사수는 쌔림이를 추궁했음. 그리고 내가 거기서 막타를 날렸지.
'내 자리에 수상하게 얼쩡거린다 했더니 이게 목적이었냐?'
80: 20XX/9/19 19:59:13 ID: gHWe7Pc4dZ
79>>
공인인증서도 중요한 파일이니 거짓말은 하지 않았네.
81: 20XX/9/19 20:04:24 ID: PloqEssuTi
79>>
기획안이라고는 한 적 없는데, 지가 기획안으로 착각하고 쌔려온거니 100% 본인 과실이구만. 그래서 쌔림이는 어떻게 됐음?
82: 20XX/9/19 20:36:56 ID: emUV54be8m
81>>
결론부터 말하자면 퇴사했음.
목적이고 나바리고 일단 내 물건을 훔쳤잖아, 그것도 공인인증서가 들어있는 USB를. 요즘이야 다른 민간인증서들이 많다지만 공인인증서가 강제된 곳도 있기 때문에 이거 중요하거든. 그래서 나랑 같이 면담도 했어. 그리고 공인인증서가 들어있는 USB를 훔쳤다는 것때문에 징계먹고, 면담할 때 내 기획안을 훔쳐가서 자기 이름으로 내려고 했다는 것 때문에 사수한테도 혼났음.
83: 20XX/9/19 20:49:50 ID: 22uVwUVH5Y
82>>
저거 소문 퍼지면 동종업계 이직도 빡세질텐데...
84: 20XX/9/19 20:57:05 ID: Hfwz9GIwYV
내 친구가 명품가방을 빌려가서 안 돌려줬음.
빌려갈때는 주말에 데이트 할 때만 쓴다고 했는데, 월요일에 만났을때 잃어버렸다고 하면서 안 돌려줬거든. 근데 다른 친구 얘기 들어보니까 내 가방을 자기 가방인 양 들고 다녔다고 하더라. 심지어 SNS에 올리기까지 했다는 얘기 듣고 가방 잃어버린거 거짓말이었냐, 안 돌려주면 고소할거다, 하고 최후통첩을 날렸지.
그랬더니 DM은 씹고, 댓글은 다 삭제하는거야. 이거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 해서 먼저 걔 남친을 만났어. 만나서 '너는 니 여친 가방 하나도 안 사줬어?'하니까 걔가 뭔 소리임? 하는거야. 내가 '걔가 내 가방 빌려가서는 안 돌려주더라. 니네 집 돈도 많다던데, 그냥 가방 하나 해주는게 그렇게 어렵냐?'하니까 친구 남친이 그 가방 내꺼였냐고 물었음. 알고보니 남친한테는 자기가 큰맘먹고 산거라고 거짓말까지 했다더라. 걔 남친이 기막혀하면서 그거 얼마임? 내가 보상해줄게. 하는데, 미안한데 그거 큰맘먹고 처음 산 거고 내가 제일 아끼는 가방이다, 난 걔가 믿을만한 친구라고 생각해서 빌려준 거였는데 이렇게 통수를 쳐맞았다, 그 가방 그대로 돌려받고 그년 엿도 먹여줄거다 했어.
85: 20XX/9/19 21:09:20 ID: PloqEssuTi
84>>
남의거 빌려가놓고 안 돌려주는거 법적으로 고소 가능하지 않음?
86: 20XX/9/19 21:09:35 ID: heA78ibtvw
84>>
친구 남친이랑은 무슨 사이임?
87: 20XX/9/19 21:30:33 ID: Hfwz9GIwYV
85>>
고소 했어. 내용증명은 걔네 집으로 보냈음.
86>>
소꿉친구임.
88: 20XX/9/19 21:42:03 ID: PloqEssuTi
87>>
차라리 남친한테 사달라고 하지...
89: 20XX/9/19 22:27:20 ID: Hfwz9GIwYV
88>>
남친한테 사달라고 했다간 차일까봐 그랬나봄. 걔 남친은 집이 잘 살긴 한데, 그런거랑 별개로 명품 이런거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걍 보세옷 입고 다니거든. 집에 롤렉스는 하나 있는데 진짜 중요한 날만 차고, 평소에는 스마트워치 차고 다녀.
걔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명품을 입기 전에 사람부터 명품이 되자'인데, 명품가방 사달라고 조르면 좋게 보겠음? 그래서 남친한테는 얘기를 안 한거지.
90: 20XX/9/19 23:37:32 ID: Hfwz9GIwYV
89>>
고소장을 받은 건 걔네 아버님이었어. 아버님은 나한테 연락해서 가방이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보셨고, 내가 가방 사진을 보내드렸더니 알겠다, 언제언제 집으로 와라, 하셨어. 나는 알겠습니다, 하고 집으로 갔지. 집으로 간 나를 반겨준 건 친구 부모님, 친구 여동생, 그리고 어째서인지 나를 보자마자 미친듯이 빌고 있는 친구였어. DM 씹고 댓글 삭제하던 뻔뻔함은 어디로 가고 제발 고소 취하해줘, 미안해, 가방이 너무 갖고싶었어, 며칠만 더 쓰고 돌려주려고 했어 이러면서 미친듯이 비는거야.
이게 뭔 일이여 했는데, 여동생 말로는 고소장을 받은 아빠가 내가 오기 20분 전에 친구 방에서 가방을 들고 나와서는 쇼핑백에 담아뒀대. 그걸 본 친구가 뭐 하는거야? 내 가방은 왜? 하니까 아빠가 '○○이(나)한테 연락 다 받았고 그거 ○○이 가방인 것도 확인했다. 남의 것을 빌렸으면 돌려줘야지 뭐 하고 있는거냐?'라고 하신거야. 그리고 자기가 알아서 돌려주겠다면서 가방이 든 쇼핑백을 가져가려는 친구의 손을 탁 쳤어. 그리고 너는 명품명품 노래를 부르더니 친구 가방까지 훔쳐서 집으로 고소장이 날아오게 하냐고 호통을 치셨다는거야. 그제서야 그 친구도 고소장의 존재를 알게 된거지.
91: 20XX/9/19 23:45:08 ID: heA78ibtvw
90>>
부모님은 제대로 된 분들이네.
92: 20XX/9/20 00:59:58 ID: Hfwz9GIwYV
91>>
친구네 아버님이 좀 엄하셔. 친구들한테까지 잡도리질하고 그런 분은 아닌데, 친구랑 친구 여동생이 잘못하면 거의 죽음이라고 했음.
90>>
아버님은 나한테 가방이 든 쇼핑백을 건네주시면서 혹시 흠집난 곳은 없는지 확인해보라고 하셨어. 가방을 확인해봤는데 얘도 딴에는 명품이라고 아껴서 썼는지 흠집이 났다거나 한 건 없었음. 안쪽에도 별 거 없었고... 그래서 이상 없습니다, 했더니 친구 아버님이 '그거 얼마니?'하고 물어보셨어. 그래서 가방 사고 받은 영수증을 보여드렸더니 그렇구나, 하셨음. 친구 아버님은 친구한테 '나는 ○○이(나)한테 널 고소한 걸 취하해달라고 할 생각이 없다. ○○이도 큰맘먹고 처음으로 산 명품 가방이라 아끼는 물건일텐데 그걸 빌려놓고 잃어버렸다고 거짓말 한 다음에 훔치려고 했잖아.'하셨음.
그리고 아버님은 '가방이 190만원이고, ○○이(나)도 첫 가방을 이었는데 니가 이 사달을 냈으니 ○○이한테 가방값의 두 배를 위자료로 낼거다. 이 시간 이후로 너는 우리가 대신 내주는 그 돈을 일해서 모아라.'하셨음.
93: 20XX/9/20 01:07:08 ID: PloqEssuTi
92>>
집에서 내보낸거임?
94: 20XX/9/20 02:26:44 ID: Hfwz9GIwYV
93>>
쫓아내진 않았음.
1. 380만원(가방값*2)은 아버님이 너(친구) 대신 내 준 위자료다. 일해서 갚아라. 그래야 돈의 소중함을 안다.
2. 손 벌리지 말고 일해서 벌어라. 내가 지켜볼거다.
3. 고소당한 것 때문에 벌금 물면 그것도 니가 벌어서 내라.
4. 등록금은 내주겠지만 등록금 외적으로는 지원 안 해준다.
5. 누누이 말하는거지만 명품명품 노래 부르기 전에 사람부터 명품이 돼라. 친구 여동생도 여기에 동의하면서 언니 저 가방이랑 진짜 안 어울리고 무슨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같았다고 했음.
이것만 해도 걔한테는 천벌이나 매한가지임. 걔는 항상 집에서 용돈 받으면서 생활해와서 알바라곤 1도 안 해봤거든. 학교도 편하게 다녔는데 지원 끊겨서 용돈 벌어야되지, 손 벌리지 말랬으니까 남친한테 내달라고도 못하지(애초에 헤어져서 불가능하지만), 여동생 물건에 손대면 그날로 집에서도 쫓겨나지. 그러니까 걔는 학교 끝나면 놀고 자시고 할 시간도 없이 알바 하러 가야 했음.
95: 20XX/9/20 02:47:19 ID: Hfwz9GIwYV
94>>
참고로 남친은 사건의 진상을 모두 알게 되고 나서 친구를 차버렸음. 이유는 친구 가방이 명품이라는 이유로 거짓말까지 해 가면서 훔쳤기 때문에. 그리고 남친한테 거짓말 한 것도 있었고.
걔가 명품가방을 갖고싶어했다는 그 자체가 아니라 내 가방을 훔치고 거짓말까지 했다는거에 정 떨어진거임.
96: 20XX/9/20 02:54:16 ID: heA78ibtvw
95>>
그 뒤로는 별 일 없었지?
97: 20XX/9/20 03:28:50 ID: Hfwz9GIwYV
96>>
명품가방 걔꺼 아니라는거+친구꺼 훔친거라는 거 소문나서 휴학했다더라.
뭐, 그거 아니더라도 일해서 돈 모으려면 휴학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98: 20XX/9/20 10:15:01 ID: NnmV1ulVFb
내가 참교육한 건 아니고, 대학 친구가 참교육한 얘기임.
과 동기중에 아빠가 교수인 애가 있었는데, 걔는 그걸 빌미로 좀 예쁜 애들한테 작업치고 잠자리 강요하고 그랬음.
99: 20XX/9/20 10:26:36 ID: heA78ibtvw
98>>
나랑 자면 에이플 줄게 이런식임?
100: 20XX/9/20 11:04:15 ID: NnmV1ulVFb
99>>
ㅇㅇ. 보통 그놈이 작업치는 대상은 예쁘면서 집 좀 못 사는 애들임. 그런 애들은 장학금때문에 학점이 절실할거라고 생각했거든. 일부러 그런 사람들만 물색해서 자기랑 하룻밤 자면 아빠한테 말해서 성적 잘 나오게 해 줄 거라고 해.
그리고 그 친구는 집은 잘 사는데(얘네집 완전 백금수저임) 옷을 맨날 보세 입고, 에코백을 들고 다닌다는 이유로 그놈의 물망에 올랐지. 걔가 작업 칠만한 여자를 판단할 때 주로 옷차림이랑 들고 다니는 가방같은걸로 판단하거든. 가정환경같은 건 직접 물어보면 실례기도 하니까.
101: 20XX/9/20 11:29:24 ID: heA78ibtvw
100>>
그럼 그놈의 물망에 알고보면 백금수저인 님 친구가 올라왔다는거지? 그래서 어떻게 했어?
102: 20XX/9/20 11:52:53 ID: NnmV1ulVFb
101>>
그놈이 작업친답시고 톡 보낸걸 캡쳐해서 정리한 친구는 그놈이 1:1로 만나자고 하자 약속을 잡고, 약속 장소로 갔어. 그리고 그놈과 얘기하기 전에 핸드폰으로 음성 메모를 켜놓고, 그놈이 장학금 받으려면 성적 잘 나와야 하지 않아? 나랑 한번 자면 아빠한테 내가 잘 말해줄게. 라고 할 때 일부러 취향(낮이밤져인지, 꼴림 포인트가 뭔지)같은걸 물어봐서 그걸 녹음한거지. 그놈은 자기 발언이 녹음되는 줄도 모르고 신나서 얘기했어.
근데 그놈이 모르는 사실이 있었어.
103: 20XX/9/20 12:01:13 ID: Hfwz9GIwYV
102>>
친구집이 잘사는거?
104: 20XX/9/20 12:24:09 ID: NnmV1ulVFb
103>>
그것도 몰랐던 사실이긴 한데, 그 친구 면담 교수가 그 동기 아빠임. 아빠 팔아서 작업치는 놈이 정작 지 아빠가 누구를 면담하는지는 몰랐음.
그리고 그 동기가 최근에 서류 넣는 회사가 친구 아빠네 회사였음. 회사 얘기는 좀 이따가 해줄게.
105: 20XX/9/20 13:18:41 ID: NnmV1ulVFb
104>>
친구는 동기 아빠하고 면담하는 자리에서 녹음본을 틀었어. 녹음본을 들은 교수님은 얼굴이 벌개지셨고, 친구는 그 자리에서 ‘교수님은 좋은 분인 거 다른 학생들도 다 알고, 개인적으로는 교수님도 힘들게 이 자리까지 왔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교수님 아들은 교수님의 지위를 무슨 여자한테 작업치기 위한 도구나 수단정도로 여기고 있습니다. 저 말고도 피해자가 많이 있는데 개중에는 올해 입학한 신입생도 있고, 다들 교수님 눈 밖에 날까봐 공론화조차 못 시키고 있습니다.’라고 했어.
친구가 하는 말을 들은 교수님은 내 아들이 이런 놈인 줄 까맣게 몰랐다고 사과하셨어. 그리고 며칠 후, 학과 게시판에 교수님의 사과문이 대자보로 붙었지. 사과문이 붙은 걸 본 동기는 X됐다, 누가 까발린거지? 라는 표정이었음.
106: 20XX/9/20 13:29:42 ID: heA78ibtvw
105>>
그 와중에도 누가 까발린거지는 ㅅㅂ…
107: 20XX/9/20 13:33:01 ID: PloqEssuTi
105>>
근데 친구 회사 얘기는 뭐임? 그 친구네 회사랑 동기랑 뭐 있어?
108: 20XX/9/20 14:19:51 ID: NnmV1ulVFb
107>>
친구네 회사랑 그 교수님이랑 연구 합작하는 게 있었고, 동기도 그 분야를 지망하고 있어서 친구네 회사에 서류를 썼던거임. 친구 아빠도 교수님 아들이라서 동기를 좋게 보고 계셨고.
친구가 자기 아빠한테도 녹음한걸 다 들려주면서 얘가 이런 놈이다, 이런 놈 뽑았다가 여기서 직급 달면 신입사원들한테 하룻밤 같이 자자, 인사고과 잘 주겠다고 할 수도 있다고 했어. 그리고 친구네 아빠는 교수님 인품을 닮은 줄 알았는데 완전 딴판인 그 아들놈을 서류에서 컷해버렸지. 사유는 인성 미달.
109: 20XX/9/20 14:30:22 ID: PloqEssuTi
108>>
그냥 X된 정도가 아닌데…?
110: 20XX/9/20 14:33:02 ID: heA78ibtvw
108>>
그 교수님도 그냥 넘어가지는 않았을텐데…
111: 20XX/9/20 14:58:57 ID: NnmV1ulVFb
110>>
후배한테까지 마수를 뻗쳤다는 얘기를 들은 교수님은 ‘내 아들이지만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쌀 생각 없다, 내 눈치 볼 필요 없으니 공론화 할거면 해라, 그래야 이놈이 정신차린다.’고 하셨고, 피해자들은 이 사건을 공론화했어. 그래서 뉴스에도 나왔고, 교수님도 인터뷰를 해야 했지. 교수님은 인터뷰에서도 ‘자식 교육을 잘못한 내 불찰이다, 피해 학생들에게는 미안하다’고 하셨어.
그리고 그 교수님은 사과의 정석이라는 짤을 남겼지.
112: 20XX/9/20 15:06:00 ID: emUV54be8m
111>>
그분이 그분이야?
113: 20XX/9/20 15:08:04 ID: gHWe7Pc4dZ
111>>
ㄹㅇ 사과의 정석이셨지.
114: 20XX/9/20 15:47:40 ID: NnmV1ulVFb
111>>
그 동기는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었던데다가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서 하룻밤 잘 것을 사실상 피해자에게 강요했기 때문에, 결국 은팔찌를 차게 됐어. 그리고 대학에서 출학됐지.
출학된 동기는 교수님께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교수님은 너같은 놈은 내 아들도 아니라면서 집에서 나가라고 하셨어. 결국 그 동기는 최종학력 고졸에 더 이상 대학 입학도 불가, 교수 아버지의 절연선언과 함께 집에서 아웃, 한두명이 아닌 피해자한테 위자료까지 물어주게 돼서 일자리를 알아봐야 했지만 출학된 사람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함.
115: 20XX/9/20 16:03:19 ID: PloqEssuTi
114>>
솔직히 친구가 다 까발려서 다행이긴 하네. 안 까발렸으면 지금도 피해자가 나왔을 거 아냐.
116: 20XX/9/20 16:04:00 ID: gHWe7Pc4dZ
114>>
ㄹㅇ. 친구분 덕에 추가로 피해자가 나오는 걸 막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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