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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72. 손님

@myth_작가2025. 6. 1. 00:00

게시자: 미스테리어스
제목: [투고괴담] 손님

구독자 ‘dakjabayo‘님께서 보내주신 이야기입니다. 

몇년 전, 할머니 장례식때 있었던 일입니다. 

할머니께서는 생전에도 정정하셨고, 돌아가실때도 댁에서 주무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작은어머니셨는데, 새벽같이 일어나셨던 할머니가 아직 주무시는 걸 이상하게 여기고 할머니를 깨우러 갔다가 돌아가신 걸 알게 되셨습니다. 

작은집 근처 병원 장례식장에 할머니를 모시고, 저희는 할머니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았습니다. 장례식장에 찾아오는 손님들 맞으랴, 손님들 가고 나면 상 치우랴 정신이 없는 와중에 둘째날 저녁이 되었습니다. 손님들도 어느정도 돌아가시고 한숨 돌리려는데, 장례식장에 낯선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7-80대는 되어 보이는 어르신이었는데, 입고 있는 옷은 다 해져있었고 머리도 부스스해보였습니다. 그 어르신은 말없이 빈소로 가 할머니의 영정사진에 절을 두 번 하고 육개장을 드신 다음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장에 있는 손님들은 물론 우리 식구들 중에도, 그 손님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저 할머니의 지인이겠거니 했습니다. 손님은 사정이 좋지 않아 부의금은 낼 수 없다면서, 생전에 누님(할머니)과 막역한 사이였고, 지인 통해서 소식을 듣고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왔다고 하셨고, 그런 손님에게 엄마는 와 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면서 육개장 한 상을 차려주셨습니다. 어르신은 고맙다면서 육개장 한 그릇을 싹싹 비우시곤, 어머니에게 잘 먹고 간다고 인사를 하고 갔습니다. 그때는 다들 그냥 할머니 지인이 왔다 가셨구나, 했는데 알고보니 그 손님은 다른 장례식장에서도 밥을 얻어먹고 가곤 하는 손님이었습니다. 주로 집안 어르신이 돌아가셨을 때 나타나서 밥을 얻어먹고 가는데, 다들 그냥 고인의 지인이겠거니 한다고 합니다. 

그 손님이 엄마에게 잘 먹었다고 인사하면서, 두 가지 말씀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첫번째로, 할머니 유산을 분배할 때 무조건 건물을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건물만 있으면 노후자금은 걱정 없을거라면서요. 그리고 두번째로, 조만간 복덩이 두 개가 그 집으로 갈 거라는 말씀을 하고 가셨습니다. 그 뒤로 엄마는 그 손님의 말대로 할머니의 유산들 중 건물을 받겠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친척들은 물론 아빠도 저 낡아빠진 건물을 받아서 뭐에 쓰려는거냐고 물었지만, 엄마는 그런 건 모르는거라면서, 건물이 있는 곳이 나중에 잘 풀릴지도 모르는 거 아니냐고 아빠를 설득했습니다. 다른 친척들에게는 건물을 받는 대신 다른 유산은 최소 지분만 받겠다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가지고 계셨던 건물은 서울에 있긴 했지만 골목 안에 있었고, 주변에도 뭐가 없다보니 거기까지 오는 사람도 없어서 임대료를 저렴하게 내놓았음에도 들어오는 상가가 없었습니다. 1층에 카페가 하나 있었지만 그뿐이었죠. 그러다가 그 건물이 있는 골목이 골목시장으로 지정되면서 방송을 타게 되었습니다. 방송에 나간 후로 건물 주변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졌고, 1층 카페도 손님이 많아졌고, 다른 층에도 가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임대료를 한 번 올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주변 건물보다 임대료가 저렴해서 많은 사장님들이 우리 건물에 공실 나오면 연락 좀 달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복덩이 얘기는 형이 쌍둥이를 가지게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형은 형수님과 함께 아이를 가지려고 난임시술을 받고 있었는데, 아무리 해도 아이가 들어서질 않았다고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발 딱 하나만 낳아서 기르는 게 형과 형수님의 소원이었는데, 장례식 몇 달 후 쌍둥이가 생겼습니다. 아이는 무사히 출산했고, 이란성 쌍둥이 형제였습니다. 엄마는 형수님 뱃속에 쌍둥이가 들어섰다는 소식을 듣고 그 손님이 보통 손님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다른 친척들에게도 손님이 떠나기 전에 남기고 가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큰고모에게는 사촌이 전문직을 할 그릇이라면서, 세무사나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면 한번에 붙을거라고 하셨습니다. 그 사촌은 회계사 시험을 준비중이었는데, 정말로 한번에 합격했습니다. 작은엄마에게는 사촌이 스물 여덟이 되면 알아서 배필을 만날 것이라고 하셨고, 작은고모에게는 둘째는 외국으로 가서 성공할 재목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전부 그 손님의 말씀대로 되어서, 작은고모네 사촌은 지금 외국계 기업 호주 지사에서 이른 나이에 승진해서 대리급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손님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 집이 금전적으로 잘 풀리고, 쌍둥이 손자까지 생긴 것은 엄마가 그 손님을 잘 대접해준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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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h_작가 :: 괴담수사대

괴담수사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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