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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70. 거꾸로 쳐진 금줄

@myth_작가2025. 5. 15. 00:00

게시자: 미스테리어스
제목: [투고괴담] 거꾸로 쳐진 금줄

구독자 ‘bullet0531‘님께서 보내주신 이야기입니다. 

고향 마을에는 이상한 터가 하나 있습니다. 

원래 집터였던 그 곳에는 백엽상처럼 생긴 나무 건물만 하나 서 있고, 그 집터와 마을의 경계에 출입문 없이 사람 키만한 울타리를 세우고, 울타리 밖에 금줄을 거꾸로 둘렀습니다. 그 터 앞에는 풀 한 포기도 자라지 않았고, 매달 그믐날 그 터 앞에 마을 사람들이 제사상을 차려놓곤 했습니다. 그 때도 월경을 하는 사람이나 임신중인 사람은 음식을 준비할 때 제외되었습니다. 어머니도 저와 동생을 가졌을 때는 제사상에 올라갈 음식을 만드는 일에서 빠졌다고 합니다. 이따금 피자나 치킨처럼 제사상에 올리지 않을법한 음식이 올라올 때도 있었는데, 그것들은 누군가의 부탁을 받아서 올리는 것이라고만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어른들은 위험하니까 그 곳에는 절대 가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공놀이를 하다가 공이 넘어가면 차라리 새로 하나 사달라고 해야 한다면서, 가지러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울타리 너머로 말을 거는 것도 안되고, 울타리 너머에서 나온 것은 절대로 만지지 말고 어른에게 말씀드리라고 들었습니다. 그 터는 폐가나 폐허와는 궤를 달리한다면서 털끝 하나라도 닿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저를 비롯한 마을 아이들은 말 안 들으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는 말처럼 그저 아이들을 겁주기 위한 말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친구네 집에서는 개를 한 마리 기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잘 따르고 활발한 개였는데, 그 터에 들어갔다가 뼈도 못 추리고 죽고 말았습니다. 친구가 손으로 날아온 벌레를 쫓다가 목줄을 놓쳤을 때, 울타리에 난 개구멍을 통해 개가 안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친구는 다시 목줄을 잡으려고 했지만, 개가 워낙 빨리 달려가버린 탓에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안에서 들려온 것은 미칠듯이 짖어대다가 뭔가에 공격당했는지 낑낑거리는 소리였습니다. 패닉에 빠져있었던 친구는, 잠시 후 울타리 너머로 날아온 개 목줄을 보더니 울면서 마을로 달려왔습니다. 기르던 개가 공격당해서 죽는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은 친구는 그대로 정신이 나가서 한동안 심리 치료를 받아야 했고, 그것때문에 가까운 도시로 이사갔습니다. 울타리 넘어로 날아온 개 목줄은 소각했다고 합니다. 

최근에 그 터에 대한 얘기를 듣고 촬영을 하겠다고 왔던 어떤 네튜버는, 그 터에 갔다가 정신을 놓아버려 정신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제가 그 네튜버를 발견했을 때, 촬영 장비들은 터 앞에 널브러져 있었고 그 네튜버는 터 앞에서 겁에 질려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그 터에서 뭘 했고 뭘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물어볼 수 있을 만한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니까요. 이후 가족들이 데려갔고, 그 뒤로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고 했습니다. 이런 일을 몇 번 겪은 지금은 아예 그 터로 가는 갈림길을 막아버렸습니다. 

갈림길을 막을 때 마을 어르신께서 들려주셨던 이야기에 의하면. 오래 전에 그 이상한 터에 집이 있었을 때는 부부와 딸 둘까지 네 식구가 살았습니다. 부부 금슬도 좋았고 자식들과도 화목하게 잘 지냈던 가족은, 은퇴하고 마을에서 편히 노년 생활을 보내기 위해 아버지가 물려주신 고향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부부는 이사온 뒤로, 집에서 괴현상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방에서 가끔 역할 정도로 생선 비린내가 나기도 하고, 밤중에 누군가 열어달라며 부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마을 사람 중 누군가 장난을 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누군가 부르는 들려서 밖을 내다보면 아무도 없었습니다. 분명 문을 열어달라면서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대문도 흔들리고 있었는데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상한 일은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집 앞에 텃밭을 가꾸려고 작물을 심어봐도 심는 족족 말라 죽었습니다. 아무리 신선한 상태였더라도, 아무리 좋은 종자더라도 그 집 앞마당에 심는 순간 말라 죽어버렸습니다. 야채들 뿐 아니라 멋스럽게 자란 소나무도, 화려한 꽃을 피우는 벚나무도 그 집 앞마당에 심는 순간 죽어버렸습니다. 그 집에서 기르던 개도 매일같이 대문을 보면서 짖다가 어느날 갑자기 피를 토하면서 죽어버렸고요. 그 집 식구들이 나가게 된 것도, 일가족이 원인불명으로 한 날 한시에 죽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가족이 원인불명으로 죽은 것은 마을 어르신이 발견하셨습니다. 그날따라 뭔가 촉이 이상했던 마을 어르신은 마침 전해줄 것도 있고 해서 그 집으로 갔는데, 밖에서 불러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참동안 불러도 전화를 받지 않아, 마을 어르신이 경찰과 함께 들어갔다가 이상하리만치 깨끗한 집 안에서 잠자듯이 죽어있는 네 사람을 발견한 것입니다. 일가족이 죽어나간 뒤로도 빈 집의 대문을 흔들거나 두드리는 소리가 종종 들려오자, 무당은 아무래도 터가 이상한 것 같다면서 유명한 지관에게 연락해보겠다고 한 뒤 집 대문은 열어놓으라고 했습니다. 

얼마 후에 유명한 지관을 불러 물어봤는데, 풍수지리적으로 그 터는 액이 모이기 좋은 곳이라고 했습니다. 고향 마을이 바닷가에 있다보니, 이따금 물살을 따라 액이 떠밀려오곤 하는데 그런 액들이 마치 물 흐르듯 모이는 종점이 이상한 터였습니다. 금줄을 거꾸로 친 것도 모여있는 액이 밖으로 나가지 못 하게 하려고 쳐 둔 것이었고, 터 한 가운데에 있는 백엽상같이 생긴 건물은 최종적으로 모여든 액을 모셔두는 공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약한 정도였지만, 점차 액들이 모여가고 터의 영향을 받아 강해져서 지금은 무당들이 터에 근접만 해도 고개를 내젓고 덕망 높은 스님이 오더라도 힘을 약화시키는 정도가 고작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그 터는, 터 안에 모셔진 액과 어느 누구도 접촉하지 못 하도록 마을 사람들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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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h_작가 :: 괴담수사대

괴담수사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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